한·일 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일본 문부성의 교과서 검정결과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맞서 정부와 정치권, 학계, 시민단체가 연대한 종합대응체제가 가동될 전망이다.

일본은 5일 독도 영유권 주장이 노골화된 중학교용 교과서를 예정대로 검정할 방침인데다 앞서 3일 오후에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지사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일 비판을 “정치가로서는 3류수법”으로 폄하하는 등 망언을 이어가 우리정부를 자극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4일 범정부 차원으로 구성된 교과서 왜곡 대책반 긴급회의를 갖고 교과서 왜곡이 후소샤판 공민교과서에서 노골적으로 표현된 것은 분명한 개악일 뿐만 아니라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의식이 일본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앞서 우리정부는 지난달 말 일본측으로부터 검정교과서를 넘겨받아 역사학자로 구성된 자체 분석팀의 분석을 완료하고 국사편찬위원회의 평가도 취합했다.

정부는 독도 문제는 영토 수호의 차원에서 교과서 문제와 분리대응하고, 역사왜곡 문제는 학계와 시민단체가 일본 내 양심세력과 연대해 대응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달 중 출범하는 대통령소속의 민관합동 상설기구인 ‘동북아 평화를 위한 바른역사정립 기획단’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종합적, 체계적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4~5월 중으로 독도에 대한 물리적 주권침해 행위에 대한 종합대응훈련을 해경을 중심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국방부도 대 일본 대응책을 내놨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4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중국측 인사들이 하나같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중 경제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한·중간 군사협력도 한·일간 교류수준까지는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장관은 이날 “국방장관으로는 지난달 말 4년만에 중국을 방문했다”며 “앞으로는 격년제로 국방장관 회담을 갖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중간 군사교류가 장관회담은 물론 군 고위인사의 상호방문과 국방분야 실무회의, 해상 공동수색·구조훈련 등 세부분야로까지 본격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윤장관의 발언은 군사적 관계도 정부가 밝힌 동북아 균형자론에 입각해 설정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