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지구는 돈다!”

이단 심판장을 나오며, 나지막하게 읊조렸던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이 한마디로 갈릴레이는 후세의 과학자들로부터,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자의 귀감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과연 갈릴레이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을 했을까? 그리고 종교재판 이후 교황청으로부터 탄압을 받고, 연금상태에 놓인 것일까? 우리가 읽은 갈릴레이의 전기를 보면, 마지막 순간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하고, 갈릴레이는 죽을 때까지 교황청의 감시를 받으며 쓸쓸한 최후를 맞는 걸로 나온다. 과연 그랬을까? 갈릴레이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했고,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탓에 교황청으로부터 죽을 때까지 핍박을 받았던 것일까?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진실을 찾는 것이다. 자, 시작해 보자!

“그러니까 말야…요즘 망원경들 이게 망원경이야? 겨우 해봐야 3, 4배 정도의 배율인데…적어도 망원경 하면 1천배 정도는 되야 하는 거 아니겠어?”

당시 유럽 최고(最古)의 대학이던 파도바 대학에 부임한 갈릴레이(이때 나이 28살이었다)는 망원경을 개량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수준으로 겨우 3~4배율 정도였던 망원경이 갈릴레이의 손에 들어오자 1천 배율 이상의 고성능 망원경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이 망원경을 손에 든 갈릴레이는 밤하늘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목성과 목성 주위를 도는 4개의 행성을 확인하게 된다.

“그래! 코페르니쿠스의 말이 사실이었어! 그래, 지구는 도는 거야! 목성처럼 지구도 도는 거였어! 목성의 위성들이 목성을 도는 것처럼, 달도 지구 주위를 도는 거야! 그렇다면, 지구도 태양 주위를 도는게 맞는 거였어!”

갈릴레이, 경험주의자이자 실증주의자였던 이 천재 교수는 자신의 이론을 날 것 그대로…그러니까 아무런 재가공없이 그대로 공개하게 된다.

“지구는 돈다니까 그러네. 코페르니쿠스의 말이 맞았다니까! 야야, 생각을 해봐라. 지구가 어떻게 우주의 중심이냐? 기껏해야 행성 주제에…”

“어이 갈교수, 아무리 그래도 지금은 천동설이 대세인데…주장을 하려면 실증적인 예를 들어야 할거 아니오?”

“내가 다 증거를 가지고 있다니까 그러네, 이 사람 속아만 살아왔나? 그러니까 만년 부교수지…. 사람이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라고, 이렇게 멍청하니까 맨날 로비나 하고, 학장 비위나 맞추고…”

“뭐…뭐야! 갈릴레이 이노무자슥이!”

“왜? 한대 치려고? 이렇다니까 머리 나쁜놈들은…”

그랬다. 당시 갈릴레이 상당히 ‘재수없는’ 인간이었다. 천재 특유의 독선이랄까? 자기의 주장을 믿지못하는 이들을 전부 다 ‘바보’, ‘피그미’ 등등으로 부르며 스스로 왕따를 자처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것이 코페르니쿠스가 1543년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책을 내며 지동설을 낸 것과 이후 갈릴레이가 이를 증명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이 둘의 차이점이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둘다 같은 주장을 하면서도 그 방법론은 달랐으니,

“거시기…지가유 지동설(地動說)을 주장한 이유는유…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를 우리가 지대로 알아야겠다…그 생각으루다가 주장한 것이거만유. 프톨레마이오스가 우주의 중심은 지구고, 지구를 중심으로 달도 돌고, 태양도 돌고, 행성도 돈다고 그랬는디…지가 보기엔 이건 하나님 말씀을 제대루 못 알아먹은 거 같아서유. 하늘 같은 우리 하나님이 만드신 지구인데, 이걸 땅에 있는 우리들이 잘못 알아먹으면 하나님이 얼마나 맴이 아프시겄어유?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우주는 뭐가 달라도 다른 거 아니겠슈? 단순히 지구 하나 딱 박아넣고는 이리저리 짜깁기 한게 아니라. 좀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만들었지 않겠슈? 지가 보기엔 그래유.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된 거유.”

그랬다. 코페르니쿠스는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까딱 입 잘못 놀려서 이단으로 몰린다면, 그길로 학자 인생 끝, 인생 쫑나는 것이 아니던가? 해서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한 방법이 ‘하나님은 지구가 태양을 돌게 만들었는데, 우리 부족한 인간들이 그 뜻을 잘못 헤아려 천동설이라고 믿고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이 당시 교황청 분위기는,

“뭐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닌데 말야. 책도 몇 군데만 고치면 금서목록에서 빼주자고…하긴 나도 지구가 고정되어 있다는게 좀 이해가 안가긴 안갔어.”

이랬다. 교황청은 바보들이 아니었다. 당시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있는 곳이 교황청이었다. 이들은 다만 급격한 변화에 의한 혼란과 교리의 어긋남을 피하면서도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았던 것이었다. 문제는 갈릴레이였다.

“지랄, 지구는 돈다니까 그러네. 이건 내가 그동안 수집한 증거 가지고도 다 증명할 수 있다니까! 지구가 도는 건 자연현상이야! 이거 왜 이래…나 못 믿어? 나 갈릴레이라니까!”

갈릴레이, 비록 천재였지만 인간성 하나는 재수 없었던 것이었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지 않던가? 이 시점에서 한다 하는 학자들은 두손모아 이렇게 외쳤다.

“재섭써!”

과연 왕따당하는 갈릴레이는 자신의 지동설을 납득시킬 수 있었을까? 초특급 대하 울트라 히스토리 ‘그래도 지구는 돌까?’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