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가속·급출발은 절대 금지’ ‘RPM 2000 정도의 속도를 꾸준히 유지한다’ ‘언덕길에서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 추진력을 이용한다’….

새해 들어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한때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세계가 에너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기름값 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카페가 수십 개씩 만들어져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들어 첫 주말인 5일 서울시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ℓ당 1700원선을 넘어서고 경유도 1500원대에 이르는 등 ‘유가급등의 공포’가 예고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서민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네티즌이 전하는 기름값 절약 방법 중에는 “액체는 고온에서 부피가 늘어나고 저온에서 수축하는 특성이 있으니 온도가 낮은 새벽과 아침 시간에 주유하면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기름을 넣을 수 있다”거나 “기름을 가득 넣어 차량이 무거워지면 연료소비도 증가하니 연료를 가득 채우지 않는 것이 좋다”는 등의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다.

유가급등은 서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형 매장과 공공기관도 유류비 절감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실내온도를 예년보다 3도 정도 낮춘 20도로 유지하고 있다.

매장 엘리베이터도 격층 운행을 기본으로 하고, 영업시간 이후에는 실외 네온사인을 가급적 소등하도록 각 지점에 권장하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동지점도 실내온도를 18~20도로 유지하고, 낮 시간대에는 매장 곳곳에 설치된 조명 가운데 필요없는 것은 모두 끄도록 했다.

이 때문에 가끔 고객으로부터 “너무 추운 것 아니냐”는 항의를 받기도 하지만 난방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선에서 온도를 최대한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하나로마트 측의 설명이다.

종로구청 역시 개인 전열기 사용을 금지했다. 중앙난방이 되는데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공용차량 운행도 꼭 필요한 업무가 아니면 자제하도록 지시했다.

유가급등에 서민과 기업·관공서들이 벌벌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