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뎅기열’이 해외여행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열대 풍토병인 뎅기열 환자가 꾸준히 늘어 동남아 등 열대지역으로 떠나는 여행객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이나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물론 지난달 국적기인 에어칼린을 신규 취항한 남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도 뎅기열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최근 홈페이지(www.smartraveller.gov.au)를 통해 뉴칼레도니아 여행 시 모기에 의한 뎅기열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호주 방송국 ABC 역시 지난달 25일 뉴칼레도니아 보건당국의 발표를 인용, 뉴칼레도니아에 9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뉴칼레도니아와 피지를 비롯한 남태평양 섬나라와 동남아시아, 남미에서 올 들어 수십만명이 뎅기열에 감염돼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농림수산식품부가 운영하는 농식품안전정보서비스의 해외가축질병발생 상황 및 정보동향에 따르면 ‘뉴칼레도니아는 지난 2월 뎅기열 유행을 선언한 후 아직까지 이 질병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4군 전염병으로 감염되면 5∼7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근육·관절의 통증, 발진, 백혈구 및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아직까지 뎅기열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해당 발병지역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거나 아예 뎅기열이 발생하는 지역을 찾지 않는 것이 최상의 예방책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손준성 교수(감염내과)는 “뎅기열은 말라리아와 달리 예방을 위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현재론 발병 시 더 나빠지지 않도록 보조치료밖에 할 수 없다”며 “문제는 2차 감염 시 출혈과 순환장애를 일으키는 ‘뎅기 출혈열’로 발전할 경우 방치해 두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뎅기열은 일시적인 전염병이 아니며 우기 때 더욱 극성을 부리는 특성이 있다. 특히 뎅기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는 일반 모기와 달리 낮시간에 활동이 활발하고 도심에 더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칼레도니아관광청 홍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모기가 특히 극성을 부리는 4~7월까지 현지 정부관계자들이 근무시간을 연장해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다행히 뉴칼레도니아를 방문한 한국인이 뎅기열에 걸린 사례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태평양 남서부에 위치한 뉴칼레도니아는 국내에서 연간 300여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