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보수논객과 진보논객이 극명하게 시각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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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양대진영의 시각차는 노 전대통령의 죽음을 표현하는 단어에서부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다수 언론 등에서 ‘서거’라는 단어로 노 전대통령의 죽음을 표현하고 있지만 보수논객의 대표주자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서거’라는 표현을 ‘자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23일 오전 ‘조갑제닷컴’ 홈페이지에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언론 보도에 대해 ’“기사는 사실을 전하는 게 먼저이지 애도를 유도하는 단어를 쓰면 안된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표현했다. 그는 “‘들춰냈던’ ‘무리하게 수사 확대’ ‘역풍 직면 예상’은 모두 편파적인 용어 선택”이라고 언론을 비판한 후 “검찰의 권력형 비리를 마치 흥신소가 남의 약점을 캐는 것처럼 ‘들춰냈던’이라고 표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이어 “‘온 가족’이란 용어도 선동적”이라며 “검찰이 수사한 것은 온 가족이 아니라 수뢰혐의가 있는 사람과 그 관련자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발표되자마자 금방 이 사건을 이용해 검찰 때리기, 노무현 감싸기에 나선 이런 류의 언론은 큰 사건이 날 때마다 국민들을 혼란으로 몰아넣는다”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파동 때 선동방송으로 돌변하였던 KBS, MBC가 또 다시 어떤 행태를 보일지 주시하면서 감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했다.

반면 진보논객을 대표하는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참으려고 하는데 눈물이 흐른다”며 애도의 글을 올렸다. 진 교수는 23일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 올린 ‘(근조) 노무현 대통령의 추억’이라는 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은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라며 “지지자를 통해 캠프 합류 의사를 들었으나 정치적 신념이 달라 거절했다”고 개인적 인연을 밝혔다.

진 교수는 “대통령이 된 후에는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며 “이라크 파병 때는 ‘부시의 푸들’이라고 강력히 비난했고 김선일씨 참수 사건이 터졌을 때는 격한 표현까지 썼다”고 소회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과 싸울 때는 그를 지원하고, 진보운동과 싸울 때는 그를 비판했다”며 “아무튼 그는 진보와 보수 사이에 끼어 집권 기간 내내 낮은 지지율로 고생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그가 도덕적으로 흠집을 남긴 것은 유감스러운 사실이지만, 전과 14범도 멀쩡히 대통령 하고 쿠데타로 헌정파괴하고 수천억 검은 돈 챙긴 이들을 기념공원까지 세워주며 기려주는 이 뻔뻔한 나라에서, 목숨을 버리는 이들은 낯이 덜 두꺼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다른 건 몰라도 당신은 내가 만나본 정치인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분”이라고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종합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