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감독(47)이 돌연 사퇴했다.
형식은 자진 사퇴지만 사실상 해임인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삼성은 30일 선 감독이 물러나고 류중일 전 1군 작전코치(47)를 제13대 감독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삼성 구단은 "내년으로 출범 30년째를 맞아 구단의 모습을 일신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 위해 금년 12월 사장과 단장을 교체했으며, 이번에 감독까지 용퇴를 결정하면서 전면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된 선 전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변화와 쇄신을 위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면서 "구단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고 젊은 사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사진ㅣ이석우기자
선 전 감독은 ‘구단 운영위원’이란 새로운 보직을 맡기로 했지만 삼성 구단에 계속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지난 해 말 삼성과 5년간 총액 27억원에 재계약했던 선 전 감독이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아 있는 상태에서 사퇴한 것을 놓고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2004년 수석코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선 전 감독은 2005년 김응용 전 감독의 뒤를 위어 삼성 지휘봉을 잡은 뒤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더군다나 삼성이 비록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SK에 완패를 하긴 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선 전 감독이 새로운 변화와 쇄신을 위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삼성이 이미 김상수, 이영욱 등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에 성공했고, 선 전 감독의 후임으로 결정된 류중일 신임 감독이 선 전 감독과 동갑인 점을 감안하면 이또한 명분으로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구단 내부, 아니면 그룹차원의 인적 쇄신에 따라 선 전 감독 경질이 결정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선 전 감독은 이날 구단의 호출을 받고 서울 구단 사무실로 갔다가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중일 후임 감독이 정통 삼성맨이라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말도 나온다. 류 감독은 경북고를 나와 13년간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11년간 코치 생활을 한 삼성 토박이다.
실제로 삼성구단은 최근 선 전 감독의 후견인격인 김응룡 구단 사장을 교체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었다. 지난 10월 삼성의 프렌차이즈 스타인 김성래 타격코치를 영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 구단은 "젊고 열정이 넘치는 류중일 신임 감독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중일 신임 감독은 "감독으로 선임해준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팬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구단, 팀워크가 살아 숨쉬는 구단, 근성있는 구단으로 변신하는데 중점을 두고 팀을 이끌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2011년 1월 5일 오전 11시 경산 볼파크에서 전임 선동열 감독과 신임 류중일 감독의 이·취임식과 함께 기자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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