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주말드라마 ‘닥터진’과 최근 막을 내린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가 많은 공통 분모를 갖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했다는 것과 또 다른 특징은 한류스타인 JYJ의 멤버(김재중, 박유천)들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특히 두 사람은 연기할 때 말투까지 비슷해 더욱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화면을 보지 않은 채 연기하는 부분만 들으면 누가 누군지 쉽게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그렇다면 둘의 사극 연기는 왜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첫째, 오랜 시간 함께 한 그룹이기 때문에 발성과 호흡, 창법이 비슷하다. JYJ 멤버인 박유천, 김재중, 김준수는 2003년 동방신기로 데뷔한 뒤 2010년 JYJ로 거듭나기까지 만 8년간을 함께 해왔다. 늘 함께 발성과 호흡, 창법 등을 배우고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의 파트에 화음을 넣어주기 때문에 목소리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둘째,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김재중이 롤 모델로 박유천을 생각했을 수도 있다. 김재중은 전작 ‘보스를 지켜라’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 차별화하고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극연기가 매우 중요했다. 때문에 앞서 사극연기로 큰 인기를 끌었던 팀 멤버인 박유천의 사극연기를 벤치마킹 했을 수도 있다.

셋째, 사극의 특성 상 목소리 연기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사극은 궁중 용어가 대부분이어서 인물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목소리 연기를 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즉 현대극과 달리 사극에서는 목소리 연기의 변주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체로 배우들이 모두 비슷한 목소리 톤과 억양, 말투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목소리를 전문으로 연구·치료하는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은 “사극에서의 대사는 대부분 극존칭어와 궁중용어이기 때문에 유사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목소리 톤을 가능한 중저음을 유지하되 매 단어와 함께 문미에 말을 흐리거나 끝을 약하게 하지 말고 목소리에 힘을 실어야 한다”며 “박유천과 김재중은 이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보통 남성의 목소리 주파수는 100~150Hz인데 이 둘의 목소리주파수는 90~120Hz 정도로 중저음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극 중 배경이 되는 시대의 정확한 용어와 존칭어를 바르게 구사해야 하며, 현대극을 하는 듯한 어투는 피해야 한다. 아울러 말의 속도는 항상 일정한 속도를 유지 하되 끊어지거나 머뭇거림이 없이 일정하게 말해야 권위감을 배가 시킬 수 있다. 이러한 목소리 연기가 같이 동반될 때 먼 옛날의 인물이라도 현대에 더 빛나게 표현될 수 있다.

그렇다면 사극에서 목소리 연기는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엘버트메라비언은 메시지 전달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장이나 표정, 대화 내용이 아닌 목소리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시대극을 연기하는 배우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즉 사극에서 연기할 때 복장이나 태도 만으로는 그 역할에 대한 이미지를 개성 있고 훌륭하게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목소리를 통한 연기를 할 때 진정으로 그 인물에 대한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다. 사극에서 나오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연기 뿐만 아니라 목소리를 통한 인물의 표현이 시청자로 하여금 전달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