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시대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은 ‘창조적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역사의 구비마다 문명의 전환을 이끈 ‘창조적 상상력’. 그것은 늘 인문학 고전의 재해석에서 출발했다.

고전이란 오랫동안 널리 읽혀온 것들이다. 하지만 해체됐다가도 끊임없이 다시 새로이 조직되는 기이한 들녘이다. 결정된 해답이 아니라 언제나 새로운 질문이다. 열림! 곧 광활한 상상력의 들녘이다. 그 들녘에서 우리 시대의 질문과 삶의 질문을 고통스럽게 찾아낼 때, 비로소 고전은 낡은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창조적 상상력’으로 숨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과 다시 만난다.

많은 선각자들이 후학들에게, 많은 선생들이 제자들에게 고전 읽기를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전 속에 오늘의 나침반이 있고, 내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그런 ‘창조적 상상력’을 오롯이 담고 있는 <고전의 반역-제7권>이 서점가에 잔잔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백만인의 고전 읽기’라는 거창한 부제가 달린 이 책은 8년 전부터 부산 KBS총국에서 ‘나를 찾는 인문학’ 시민강좌 후 원고를 재정리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시대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중요 고전의 의미를 각 분야 전공자가 해석해 강의하고 시민과 대화를 나눈 후 수정해 출판하는 식이다.

이번 <고전의 반역-제7권>의 중심 중거리는 ‘사유함으로써 드넓은 삶의 세계에 드디어 들어가기’다. 각 편에서 우리는 ▲모방적 욕망의 이해, 르네 지라르의 <폭력과 성스러움>(김진식) ▲성장과 퇴행의 이중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석영중)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소동파의 <소식 시집>(김승룡) ▲‘신앙과 이상의 조화’를 추구한 금자탑,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박승찬) ▲구토의 의미와 그 극복,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변강배) ▲붓다의 전생이야기 <자타카>(안양규)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를 돌아보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강신준) ▲우리는 서로에게 누구인지 묻는,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황국명) ▲조선을 유교국가로 만들기 위한, 정도전의 <삼봉집>(부남철) ▲조물주에게 지식인의 길을 묻는,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정천구) ▲견해의 배타적 주장을 어떻게 치유할지 고민하는, 원효의 <십문화쟁론>(박태원) ▲평천하를 위한 원대한 꿈, <대학>(이재하)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