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실시된 6·4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최호정 서울시의원 당선자(47·서초구)가 누리꾼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역시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과거 “돈독이 올라 계시냐” 등의 질문을 하며 언쟁을 벌인 인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인 최호정 후보는 개표 결과 서울시특별시의회의원 서초구 제3선거구 선거에서 54.8%를 득표해 새정치민주연합 류은숙 후보(42.6%)를 제치고 당선됐다.

최 당선인은 지난해 서울시의회 시정 질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설전을 벌인 동영상으로 누리꾼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영상은 최 의원이 지난해 6월27일 서울시의회 제247회 정례회의에서 서울시가 지난해 역대 최초로 유엔 공공행정상 4개를 수상한 것을 두고 박 시장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이날 최 의원은 “서울시의 1000인 원탁회의는 실패했다. 그런데 왜 실패했다는 이야기 하나 없이 유엔에 성공한 것처럼 포장해 신청서를 냈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엔을 속이는 게 아니지 않느냐. 유엔이 바보냐. 사람이 기본 상식이 있어야 한다. 유엔이 공공행정상을 아무나 주느냐”라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이어 “유엔 공공행정상은 원탁회의만 받은 게 아니다. 1000인 원탁회의도 처음으로 많은 인원이 참석해 기술적 부분에서 실수를 했을 뿐이지 전체적으론 성공한 것”이라며 최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내지 못했다.

최 의원은 박 시장의 ‘기업 도움’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이 “돈을 적게 들이면서 기업의 도움도 받아 서울이 행복할 수 있게 해보자”고 한 것을 두고 최 의원은 “돈독이 많이 올라 계시냐. 바쁘고 힘든 공무원들에게 기업의 협찬까지 받아오라는 부담을 은근히 주는 게 아니냐”고 질문했다.

최 의원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딸로 올해 초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총 80억3197만9000원의 재산을 신고해 서울시의원 중 1위를 기록했다. 최 의원의 재산은 지난해 20억2462만4000원에 비해 60억735만5000원 늘어난 것이다. 재산 증가분의 대부분은 그동안 고지를 거부했던 부친의 재산이 ‘직계존속 고지거부 기간 만료’로 최 의원에 재산에 같이 잡히면서 증가한 것이다.

최 의원의 아버지인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1년 동안 고향 후배인 브로커 이동률씨와 파이시티 이정배 대표 등으로부터 매달 5000만원씩 총 6억원을 받고 2008년 2월 2억원을 추가로 받아 챙긴 혐의로 2012년 구속기소된 바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이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 2년6월과 추징금 6억원을 선고 받은 후 2심에서도 같은 판결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최 전 위원장이 알선의 대가로 6억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업과 관련, 거액을 수수해 사안이 중대한 점과 다른 한편으로 실제 알선행위가 있었던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1심의 양형이 적당하다”고 밝혔다.

최 전 위원장 변호인은 피고가 고령인 데다가 지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하든지 대폭 감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재판부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당시 2심 법원의 유죄 판결에 상고를 하지 않았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으로 잔여형기 1년9개월을 면제받았다.

최 전 위원장은 2013년 초 특사로 출소한 직후에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가 하루 뒤에는 취재진에게 “나는 무죄야”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