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이 있는 땅이야.”

“무슨 사연?”

“음침해. 살기(殺氣)가 강해.”

전원생활이 꿈인 지인이 찜해 둔 땅을 가 봤더니 입지조건이나 경관은 그럴듯한데 흠이 많았다. 지인은 1층에는 찻집, 2층에는 살림집을 내면 안성맞춤이라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자랑했다. 하지만 그 땅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음흉한 음기가 아주 강하게 느껴졌다. 이런 땅은 지형 특성상 수(水)의 기운이 강한 경우, 그리고 사람이 죽어 원혼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그런 느낌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양지 바른 곳은 지형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귀신 때문에 음기가 넘치는 것 같았다.

사람은 태어난 곳이 고향이지만 귀신은 죽은 곳이 고향이다. 그래서 귀신이 많은 곳에서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예컨대 경기도 평택에 교통사고가 나지 않을 곳 같은데 의외로 사고가 자주 나는 곳이 있었다. 관할 경찰서의 관계자들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연유를 알 만한 마을 어른들에게 혹시 무슨 곡절이 있는지 알아봤다. 그랬더니 마을 어른들의 말은 한결같았다. 바로 그곳이 옛날 장례식장 터였다는 것이다.

이렇듯 음기가 강한 땅에서는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 땅의 주인이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더러는 죽기도 한다. 설사 이런 불행을 피해도 장사가 잘 되지 않는 등 반드시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결국 땅을 싸지 말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당근이죠.”

지인이 미련을 못 버리고 있어 돌아오는 길에도 많은 이야기도 하고, 그래도 못 미더워하기에 꼭 마을 사람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당부했다. 일주일 뒤에 6·25전쟁 때 인민군이 양민을 학살한 곳이란 대답이 돌아왔다.(상담문의 02-577-0541, 010-4841-9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