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단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회원에게 추모 참가자 비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의전화 등 3개 여성단체는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 참여자 비난 행위를 비판했다.

이들은 “남성들이 강남역 등 추모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의 사진을 찍어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뜨리거나 이른바 ‘신상털기’가 반복되는 등 추모 참가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은 화장실이나 정신질환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했다는 이유가 살인의 동기였다.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살인을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또 “그런데도 일베 회원들은 희생자를 추모하고 여성혐오 중단을 촉구하는 추모객들에 대해 악성댓글을 달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또다른 혐오와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인권침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찰 핫라인 구축과 같은 체계적인 대책이 요구된다”며 “필요한 경우 단체 차원의 고소·고발과 같은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23일부터 홈페이지(counsel@hotline.or.kr)을 통해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 참여자를 대상으로 인권침해 피혜사례 제보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