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우울증은 왜 생기는 걸까. 매서운 추위로 몸이 힘들어 ‘방콕’을 하다가, 촛불집회 참여를 위해 밖에 나오면 조금이나마 나아진다. 이는 추위로 인한 기분 탓이 아니라 우리 몸에 일조량의 변화가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울증 판도라의 열쇠, 비타민D

미국 조지아 대학의 앨런 스튜어트 박사는 비타민D 부족이 겨울철 우울증인 계절성 정서장애(SAD)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2014년 발표된 이 논문에는 비타민D와 우울증의 관련성이 담겨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조량의 변화와 비타민D 혈중수치의 상관관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조량이 적어질수록 비타민D의 수치가 낮아지고, 일조량이 많아질수록 비타민D의 수치가 높아진다. 일조량이 줄어든 2개월 후부터 비타민D 부족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는 피부를 통해 들어온 자외선이 체내에서 비타민D로 합성되기까지 2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연세대 의대 교수팀도 65세 이상 2853명을 분석한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은 그룹은 비타민D가 충분한 그룹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2.8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비타민D가 체내 면역기능과 염증 반응의 균형을 유지하고, 유해 활성산소로부터 뇌신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타민D, 좋은 호르몬과 유유상종

비타민D는 도파민(Dopamine)과 세로토닌(Serotonin)의 합성에 관여한다. 이 신경전달 물질들은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이들이 부족하면 우울감에 빠진다.

우리가 기분이 좋을 때나 사랑을 할 때, 일명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 세로토닌이나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이 우리의 뇌 안에 분비된다. 항우울제는 뇌 안의 특정 신경회로에 세로토닌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이 호르몬의 합성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해진다.

미국 건강의료전문 프리벤션닷컴은 SAD 예방법 중의 하나로도 비타민D의 보충을 들고 있다. 비타민D는 ‘선샤인 비타민’이라는 별칭처럼 햇빛의 자외선을 통해 체내에서 자동으로 생성된다. 하루 30분 정도의 산책도 도움이 된다. 촛불집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들고 햇빛 노출 시간도 부족하다. 비타민D가 부족해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지속적인 비타민D 섭취가 필요하다. 이외에 자외선차단제의 사용 유무, 비만의 유무, 연령에 따라 체내 합성률은 천차만별이다.

비타민D가 많은 음식에는 달걀노른자, 버터, 동물의 간, 버섯 등을 꼽을 수 있다.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조리 과정에서 쉽게 파괴되지 않으니 음식을 통한 섭취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영양제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다. 비타민D의 하루 권장량은 일반 성인의 경우 5mcg이다. 59세 이상의 노인, 임신부와 수유부는 일반인의 2배인 10mc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