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수재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고영태(41) 전 더블루K 상무가 체포의 정당성을 두고 수사진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헤럴드경제가 보도했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고영태씨는 체포영장 집행이 부당하다며 12일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 체포적부심이란 수사기관의 체포영장이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 석방을 요구하는 제도다.

검찰은 오히려 고영태씨가 지난주부터 연락을 끊고 잠적해 체포가 불가피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정순신)는 11일 저녁 자택에서 체포한 고영태 씨를 청사로 데려와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고영태씨는 집안에서 1시간 반 가량 버티며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했다. 결국 수사진은 매뉴얼에 따라 관할 소방서 직원을 불러 강제로 문을 열고 고영태씨를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영태씨의 변호를 맡은 김용민 변호사는 12일 진행한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과 체포 하루 전날 담당검사와 출석 일정을 놓고 조율 중이었다”며 갑작스러운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용민 변호사에 따르면 고영태씨가 검찰의 출석요구를 거부할 의도가 없었다.

그러나 검찰은 “고영태씨가 변호인 선임계도 내지 않은 상황”이라며 변호인과 일정을 조율 중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긴급체포가 아닌 미리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에 근거해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고영태씨가 소환 조사를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간 지난주 후반부터 연락을 끊고 잠적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국정농단을 수사한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아닌 일선 부서에게 맡겨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영태씨 사건은 현재 형사7부 외에도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에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순실씨 사건에 직접 관련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고영태씨 측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사는 1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법원이 검찰의 체포영장 집행이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검찰은 고영태씨를 즉시 풀어줘야 한다.

반면 체포가 적법하다는 결정이 나오면 검찰은 13일 고영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고영태씨는 인천세관에 근무하는 사무관 이모씨로부터 인사청탁과 관련해 2천만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