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 기계에 왼손을 잃은 어머니가 삼형제와 함께 방앗간을 꾸리고 있다.

19일 오전 방송된 KBS 1TV 교양 프로그램 <인간극장>은 ‘어머니의 손’ 1부로 꾸며졌다.

전라남도 함평군 한 마을에는 40년이 넘은 방앗간이 있다. 방앗간 안주인 모정숙(62) 씨는 같은 동네 정미소에서 일하던 배우자 이동곤(72) 씨를 만나 스무 살에 결혼했다.

떡 방앗간이 자리를 잡았을 무렵, 서른아홉 살이던 정숙 씨는 방앗간 기계에 왼손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딸을 돕기 위해 방앗간에 왔던 친정엄마 양신안(90) 씨마저 1년 후 같은 기계에 사고를 당해 똑같이 왼손을 잃게 됐다.

모정숙 씨에겐 방앗간의 그 기계를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고 두려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모정숙 씨는 오른손만으로 방앗간을 꾸렸다. 가족들을 위해 차마 일을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방앗간 일로 고생하는 어머니 정숙 씨를 보며 시골을 벗어나고 싶어 했던 세 아들. 그런 삼형제가 어머니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부부의 하루 일과의 시작은 정숙 씨의 의수를 끼우는 일로 시작됐다. 오른손만으로 살아온 세월이 벌써 23년째다.

부부의 일터는 집 마당과 연결된 방앗간이다. 벌써 43년째, 결혼과 동시에 일을 시작했다. 모정숙 씨가 한 손으로도 방앗간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배우자 이동곤 씨가 눈치껏 옆에서 도와줬기 때문이다.

분주한 새벽, 모정숙 씨의 세 아들은 떡 방앗간으로 출근한다. 떡집 일 8년차인 배달 이명호(43, 첫째) 씨와 9년차인 참기름 짜는 기술자인 이명옥(40, 둘째) 씨, 11년차 최고참 막내아들 이명화(38, 막내) 씨가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년 세월에도 한결같은 떡 맛과 마을을 활기차게 만드는 살갑고 친절한 삼형제 덕분에 언제나 손님으로 가득한 방앗간. 이 모든 것을 만든 것은 오직 가족만을 생각해 온 어머니의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