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적립기금이 현 제도대로 유지되면 2042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 바닥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와 제도발전위원회는 17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된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에서 국민연금 제도가 현재대로 유지될 경우 2057년에 적립기금이 소진된다는 내용의 제4차 장기재정 추계결과를 발표했다.

성주호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장은 “저출산과 고령화, 경제성장률 둔화로 2042년부터 연금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과 기금투자 수익 합을 초과하는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7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는 연금 수급자의 노후소득을 늘리면서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노후소득 보장’을 중시한 첫째 해법은 소득대체율을 올해부터 45%로 고정시키고, 보험료율은 내년부터 2%포인트 더 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평생 벌어온 평균소득과 비교해 연금으로 받는 돈의 비중을 계산한 소득대체율은 2028년까지 40%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고정해놓자는 것이다.

기금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두번째 방안은 우선 보험료율을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4.5%포인트 올리고, 그 뒤에는 연금 지급이 시작되는 나이를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 지급이 중단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기금이 없어지면 국민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기금이 거의 없이 연금제도를 운영하지만 국민에게 문제없이 지급한다. 기금이 소진될 경우 제도 운영상 변화가 발생할 뿐 국가가 반드시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독일, 스웨덴 등은 한국처럼 기금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공적연금을 운용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적립기금이 거의 바닥 나자 부과방식으로 전환했다. 부과방식은 노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을 당시 경제활동인구에게 거둬 적립 없이 지급하는 방법이다.

복지부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다음 달 말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해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