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계엄령 문건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군검 합동수사단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군·검 합동수사단은 2016년 촛불시위가 시작되던 시점에 계엄령을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이른바 ‘희망계획’과 관련해 지난 18일에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합수단은 지난 8월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의혹’과는 별개로 청와대에서 촛불시위가 시작되던 시점인 2016년 10월 계엄령을 선포하는 방안을 담은 ‘희망계획’이라는 문건이 존재한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작성 경위를 확인했다.

합수단은 김관진 전 실장과 한민구 전 장관을 상대로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과 청와대가 작성했다는 ‘희망계획’과의 연관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희망계획’과 기무사 계엄령 문건은 모두 계엄령을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된 데다 계엄사령관은 육군참모총장이 맡고 작성 시기가 5개월차에 불과해 연관성이 있다고 합수단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희망계획’이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돼 있어 국가기록원으로 이전됐다는 관계자 진술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한 전 장관 상대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게 계엄문건 작성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한민구 전 장관은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김관진 전 실장은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관련이 없음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답했고, 청와대 개입 의혹에 대해선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합수단은 이와 관련, 계엄 문건 작성을 기무사 내부에 직접 지시한 조현천 전 사령관 신병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후 귀국을 하지 않고 있다. 합수단은 조현천 전 사령관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무효화 및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 절차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