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27일 진보단체와 보수단체의 집회·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진보 진영은 2016년 10월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벌어진 지 2주년을 맞아 적폐청산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등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1000여 명(경찰 추산 400명)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퇴진 촛불 2주년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비정규직, 최저임금, 부동산 등 민생문제에서 준비되지 않은 대책을 내놓으며 혼란이 커졌고, 이를 빌미로 적폐 세력들의 목소리가 커졌다”며 “기득권 의식으로 뭉친 법관들은 사법 농단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촛불에 의해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정부 아래에서도 촛불 민의가 관철되고 있지 못한 현실은 국민에게 다시 투쟁할 것을 요구한다”며 “국민의 힘으로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 대개혁을 실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진보연대 등은 이에 앞서 오후 3시30분쯤 광화문광장에서 400여 명이 모여 ‘촛불 2주년, 2018 서울민중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기대와 달리 우경화 행보를 보이며 재벌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도 사회 공공성은 약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벌체제 전면 개혁, 노동권 강화, 서울 집값 문제해결, 한반도 평화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자회사 전환이 아닌 온전한 정규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자회사 설립 시도가 있다. 비정규직 차별이 강해지고 있다”며 “자회사 전환은 간접고용의 문제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3500명, 경찰 추산 3000명이 모였다.

보수단체들도 소울 도심에서 집회와 행진을 이어가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30분쯤 서울역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3000명, 주최 측 추산 4만명이 모였다. 석방운동본부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사기 탄핵”이라며 “노동자, 자영업자 다 파괴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숭례문을 거쳐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도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500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며 “촛불집회는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문 대통령 퇴진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