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연이은 강경 발언으로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가운데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이었던 마술사 최현우의 텔레파시 마술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현우는 지난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 동안 평양에서 진행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했다. 당시 최현우는 첫날 평양 목란관 환영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에서 텔레파시를 주제로 한 마술을 선보였다.

최현우는 같은해 11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떠올린 숫자나 기호 등을 맞히는 마술에 참여했다”면서 “두 정상의 텔레파시가 너무 잘 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마지막 마술은 카드들이 모두 한반도기로 변하는 것이었는데 두 정상께서 한반도기가 나왔을 때 동시에 ‘카드에 독도 있는 걸 인쇄해주셔서 고맙다’고 외쳤다”고 말해 두 정상 간 텔레파시가 잘 통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문 대통령이 북한에 소통과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북한은 ‘불벼락’ ‘서푼짜리 기만 술책’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엄포를 이어가고 있어 두 정상 간 텔레파시가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북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며 “남과 북이 직면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끝내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남과 북은 낙관적 신념을 가지고 민족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길로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은 화답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은 특유의 거친 표현을 동원해 “철저한 보복전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세계는 우리 인민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어떤 징벌의 불벼락을 안기고 인간쓰레기들을 어떻게 박멸해 버리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우리 정부 측에서 특사 파견을 요청한 것을 두고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면서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한 데 대해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했다.

북한의 이같은 강경행보에 그동안 각종 방송에서 “두 정상의 텔레파시가 잘 통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던 최현우가 머쓱해진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