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에 한번씩 슬럼프가 올 때마다 운 좋게도 입대, 이사 등 극복 방법이 생겼어요. 이번엔 ‘결혼’이 그 전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 꿈은 결혼한 뒤 TV에 2-3년 안 나오면서 육아만 직접 하는 거예요. 한국에선 아이가 아빠완 떨어져있고, 엄마가 대부분 돌보는데 제 아이에겐 아빠 육아를 꼭 해주고 싶어요.”

그룹 신화 김동완이 결혼에 대한 로망을 공개했다. 전진이 에릭에 이어 팀내 두번째 ‘품절남’을 예고하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졌다는 그다.

“전진에게서 결혼이 주는 안정감이 느껴지더라고요. 갑자기 확 잘 생겨보이기도 하고요. 확실히 남자는 정착을 해야하나 생각도 들었어요. 저도 그런 안정감을 꿈꾸거든요.”

김동완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신작 ‘소리꾼’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소감, 데뷔 23년차로서 활동의 원동력, 욕심 등을 고스란히 털어놨다.

■“‘소리꾼’ 이봉근, 농익은 소리에 팬 됐어요”

연기에 욕심이 날 때 ‘소리꾼’을 만났다.

“제가 감독에게 적극 대시했어요. 특히 제가 맡은 ‘몰락 양반’ 역은 안티히어로 느낌까지 강해서 너무 매력 있더라고요. 근데 감독은 처음엔 우려했어요. 양반처럼 생기지 않은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했는데, 제 얼굴에선 양반 느낌이 난다고 해서요. 절대 양반 느낌 안 나게 연기할 수 있다고 설득한 끝에 배역을 따낼 수 있었죠.”

이번 영화로 만난 이봉근에게선 소리꾼의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다른 장르 음악으로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들은 나름의 색깔과 자부심이 강하잖아요? 하지만 이봉근은 배우로서 첫 상업영화라서 그런지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하더라고요. 이봉근의 소리는 영화가 완성된 이후에 제대로 듣게 됐는데, 깊이있고 좋아하는 목소리라 팬이 됐어요. 이봉근 소리 영상도 엄청 찾아볼 정도로요.”

2016년 ‘시선 사이’ 이후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온 기쁜 마음도 표현했다.

“큰 화면으로 절 보니까 진짜 좋아요. 영화에 나오는 건 정말 짜릿하고 신나는 경험이거든요.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2시간 넘게 오로지 이 이야기에 빠져들잖아요? 제 단점도 크게 볼 수 있어 겁이 나기도 하지만, 이걸 좋아하는 배우들은 TV나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세밀한 감정을 보여줄 수 있어서 짜릿해 하더라고요.”

■“불면증, 나이 들고 내려놓으니 괜찮아지더라고요”

아이돌 휴식기엔 늘 연기에 도전한다. 최근엔 연극 ‘렁스’ 무대에 서면서 배우로서 많은 걸 배웠다는 그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 자체가 달라졌어요. ‘렁스’ 배우들은 대본 분석, 수정에만 연습시간 절반을 쓰더라고요. 창작자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접근하니 확실히 이해도도 높아질 수밖에요. 이전에 전 그러질 못했거든요. 이번 연극을 하면서 연기 자체가 훨씬 무서워졌고, ‘연기할 땐 딴짓하면 안 되겠구나’란 걸 절실히 느꼈어요.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갔다고나 할까요. 후배들에게도 꼭 연극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사실 그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줄곧 택해왔다. 인기 절정인 아이돌로서 쉽게 갈 수 있는 길보다는 도전이 수반되는 작품을 골랐다. 사극인 ‘절정’에서 이육사를 연기했고, 단막극인 tvN ‘드라마 스테이지-소풍 가는 날’에선 자살에 실패한 유품정리업체 직원으로 분하기도 했다.

“제 성향이에요. 효율적인 길을 택하면 훨씬 좋을텐데,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그 선택만으로 만족해하는 사람이 저래요. 하하. 다행히 연기란 분야는 그렇게 할 수록 갈고 닦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보상이 돼요. 물론 일상에서도 그런 성향이 있죠. 때론 손해도 보고요. 그건 굉장히 신중한 여자를 만나면 절 잡아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주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던 불면증도 40대에 접어들면서 말끔히 사라졌다고 했다.

“마음이 편해지고 포기하는 게 많아지니 잠도 잘 오더라고요. 가평으로 이사와서 더욱 행복해졌고요. 만약 예전의 김동완을 만난다면 ‘가평으로 가. 너에게 필요한 건 흙과 나무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왜 그렇게 도시에서 골골거렸나 몰라요. 도시가 잠들지 않아서 저도 잠들지 못 했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 중 특별히 저만 심하게 앓았나봐요. 지금이요? 이 정도로 세상이 조용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평안해요. 절 치유할 수 있는 건 흙이었나봐요.”

앞으로 10년도 궁금해졌다.

“뭘 보여주기보다는 사회에 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주변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또 대중이 지겹지 않을 정도로만 TV에도 계속 나오고 싶고요. 이제야말로 똑똑하게 일해야 하는 때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