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는 모습 보며 힘내와…당신은 나에게 명배우”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배우 오인혜(36)가 끝내 사망한 가운데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무명의 여배우 사망에 누리꾼들은 애도와 함께 안타까움 그 이상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가 ‘파격적인 빨간 드레스’라는 자신에게 달린 꼬리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밝은 에너지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그의 SNS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배우님은 훌륭한 배우셨습니다. 눈물이 흐르고 술에 취해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당신은 저에게 명배우였습니다. 유튜브와 인스타로 항상 웃는 모습 보며 힘을 내왔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팬은 “악플로는 사람을 죽이는데 선플로 사람을 못살리니깐 슬프다. 근황 올림픽에서 오랜만에 보고 응원의 댓글 달았었는데 , 진심으로 행복하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신이 있긴 한건가 싶다. 다음 생에는 꼭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시길…”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오인혜는 사망 직전까지 유튜브와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한 정황이 남아 더욱 안타까움을 줬다. 오인혜는 자신의 사망 전 날 유튜브에 스킨케어 영상을 업로드 하는가 하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서울로 데이트를 간다”면서 꽃무늬 의상을 입고 밝은 얼굴로 찍은 셀카를 올렸다.

오인혜는 신인 시절인 2011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파격적인 드레스로 주목 받은 인물이다. 이후 그에게는 각종 성희롱과 악플이 쏟아졌고, 그에게 들어오는 작품은 거의 팜므파탈 역할이었다. 최근에는 소속사 없이 활동하면서도 유튜브 개인방송과 SNS등을 통해 대중과의 끈을 힘겹게 붙들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17일 유튜브 채널 ‘근황 올림픽’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그는 “‘요즘에는 왜 활동 안해요?’ 이 얘기 들을 때 진짜 힘들다. 저도 나가고 싶은데…”라면서 “그러다보니 사람들 만나는 것도 싫어지고 부모님께 연락하는 것도 싫어지더라”고 고백했다.

오씨는 이어 “고비를 넘겼다. 난 지금 뭐든지 기회가 오면, 역할이 작아도,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지금은 뭐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내려놨다는 것”이라고 마음 속 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1984년생인 오인혜는 2011년 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로 데뷔해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 ‘설계’ 등에 출연한 바 있다. 누리꾼들은 거의 10년 세월 동안 알려지지 않은 연기자로서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안타까움 마음을 표현했다.

누리꾼들은 “빈센트 반 고흐도 그렇고, 오인혜도 그렇고 죽고 나서 별이 되는구나…” “온라인에서 인터뷰도 보고 팬이되서 유튜브 종종 봤는데 성격도 좋고 얼굴도 예뻐서 자주 찾아봤는데 비인기 연예인과 인기 연예인들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 인기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을 모두 차지하는 독점 구조가 문제”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 안타깝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또 힘든 처지에 대한 동병상련을 느꼈다는 이들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오인혜 사망 기사 아래 “화려하기만 해보이고 SNS에선 항상 활짝 웃고 있는 그들의 속마음이 사실은 너무나 외롭고 힘들어 어쩌면 누군가 도와주길 바라던건 아닐까? 어쩌면 이런 외로움이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좀 살지요…난 다섯군데 대부업체 폰 요금 못내서 1년 째 시달리며 죽을까 생각해 시도 두 번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우울증약으로 버티고 있지만 요즘 같아선 산 속으로 숨어버리고 싶네요. 그래도 한 번 버텨보려고 합니다” “누군가는 ‘갑자기’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천 만 번 생각하고 한 일” 등의 댓글을 달며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14일 인천 연수경찰서와 송도소방서에 따르면 오인혜는 이날 오전 5시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인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고자는 친구로 알려졌으며, 오인혜는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때 호흡과 맥박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져 호전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인하대 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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