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한민국 체육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한 세기 빛나는 역사를 지닌 한국 스포츠는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스포츠강국 반열에 올렸으며, 대한체육회는 그 전신인 조선체육회의 1920년 창립 이래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산업·민주화 시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 및 국가의 근현대사와 그 궤를 같이 하며 아마추어 스포츠 총본산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이번 ‘미래 체육 100년 방향성 정립을 위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국민들은 ‘스포츠가 우리 사회에 기여한 성과’로 ‘올림픽·월드컵 등 국제대회 유치를 통한 한국 위상 강화’를 가장 높게 꼽았다. 한국 스포츠가 대한민국 위상을 제고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 역시 깊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0년 성과 이면에는 급속한 성장에 따른 문제점과 한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빙상, 철인3종 등에서 (성)폭력, 비위 등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역시 거셌다. 대한체육회는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깊은 반성과 함께 스포츠 폭력 및 비위 추방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는 등 다시는 이와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

국민들은 이와 같은 스포츠 폭력 및 비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포츠가 우리 사회에 끼친 부정적 영향’으로 ‘금품수수, 폭력, 입시 및 취업 비리 등 그릇된 관행’이 76.6%로 꼽혔다. 학교·직장운동부 내 폭력 문제의 원인에는 ‘지도자 교육 부족 또는 의식 부재’(39.0%), ‘그릇된 입시제도, 성적 중심 선수단 운영 관행’(37.6%) 등 지도자 교육 및 의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사회·문화의 발전에 따라 스포츠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지도자들의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여론조사가 뜻깊은 것은 국민들이 바라는 미래 체육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국민들의 체육 분야별 중요도 인식 항목을 확인하면 ‘중고등학교 체육’과 ‘어린이(초등체육)’을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85% 이상으로 나타났다. 체육 분야 혁신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로는 ‘인권·공정성을 최우선하는 환경조성’, ‘생활체육 활성화’가 우선순위로 꼽혔다. ‘초중고 학교체육 강화’, ‘공공체육시설 이용 편의성 제고, 개방 범위 확대’ 등도 높게 나타났다.엘리트체육의 가시적 성과를 체육 분야 발전 지표로 삼은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학생, 생활체육 동호인, 노인 등 온 국민이 생활 속에서 직접 스포츠를 누리며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환경이 변화해야 함을 보여준다.

새로운 100년을 앞둔 대한체육회는 지난 100년 성과는 계승·보완하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화적 근본 토대부터 되돌아보고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천명하는 스포츠 환경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며 지도자 및 선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여 인권 감수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특히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유·청소년 건강 증진과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유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사람의 스포츠권을 보장하기 위한 스포츠 기본법 제정에 힘써 스포츠가 오롯이 국민의 권리이자 복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