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이 2020년 7월 31일부터 개정돼 전격 시행되고 있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무주택자의 주거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임차인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계약갱신요구권과 임대료(증액)상한제가 그 골자를 이룬다. 이로 인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데, 우선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희망하는 경우 1회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2020. 12. 10. 이후 최초로 체결하거나 갱신된 계약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은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은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해 행사할 수 있고, 보장되는 계약 존속기간은 2년이다(제6조의 3). 부칙에서 계약갱신요구 등에 관하여는 “이 법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에 대하여도 적용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개정 법 시행 당시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계약 갱신의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는 1개월 이상) 역시 1회에 한하여 행사 가능하다. 개정 법 시행 전에 이미 갱신거절을 하고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때 임대인은 법 시행 전에 제3자와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방법(계약서, 계약금 수령 내역 등)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는 차임 연체, 허위 또는 부정 임차, 무단 전대, 철거, 재건축, 임대인의 실거주 등 법이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최근 많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이다. 임대인 명목상 실거주를 이유로 하였으나, 실거주를 하지 않고 이후 제3자에게 해당 주택을 임차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임대인이 허위로 갱신을 거절한다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만약 사전에 당사자 간에 손해배상 예정액을 합의해 두었다면 이를 지급하여야 하고, 합의한 바가 없다면 ① 갱신거절 당시 월 단위 임대료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 ②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임대하여 얻은 월 단위 임대료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 ③ 갱신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 중 가장 큰 금액을 손해로 배상하여야 한다. 다만 임대인이 실거주하겠다며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경우, 임차인이 이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인데, 국토교통부와 법무부는 임차인이 계약 갱신 거절된 주택의 임대차 정보 현황(확정일자, 전입신고 등)을 열람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예정하고 있다.

임대료(증액)상한제는 임대차계약이 갱신되는 경우에는 차임과 보증금을 인상하는 상한도 5%로 제한하는 것이다(법 제7조). 5%는 임대료를 증액할 수 있는 상한 일 뿐이고 임대인과 임차인은 그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협의를 통해 임대료를 정할 수 있다. 다만 지자체가 5% 이내에서 조례로 달리 정할 수 있다.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차임증감청구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개정 법 시행 이후 전세가 상승,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법의 허점과 부작용에 관한 지적이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은 단순히 임차인의 거주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정을 위한 것이다. 당국의 유권해석과 보완 입법 예고도 이어지고 있는데, 개정법의 취지에 맞추어 임대인과 임차인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