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택배기사의 야간배송이 제한되고, 계약 외 업무 논란이 일었던 분류작업 역시 맡지 않게 된다.

2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택배 노사와 정부는 이날 오전 민주당 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안에는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의 기본 작업 범위에서 제외하고, 사측이 분류작업 전담 인력을 투입하는 등 택배 노동자의 과로 방지를 위한 내용이 담겼다.

이번 합의안에는 먼저 택배 분류작업을 ‘다수의 택배에서 타인 또는 본인(택배기사)의 택배를 구분하는 업무’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이 택배업체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 특징이다. 그 동안 택배기사들에게 과중한 업무 부담을 지우는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에게 떠맡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택배 사업자는 분류작업 설비 자동화 추진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국회·정부는 예산·세제 등을 통해 이를 지원하게 된다. 다만 자동화가 완료되기 전까지 택배 사업자와 영업점은 분류 전담 인력을 투입하거나, 불가피하게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할 경우 적정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이밖에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내용도 이번 합의안에 대거 포함됐다.

택배 노동자의 작업시간을 주 최대 60시간·일 최대 12시간을 목표로 하고,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오후 9시 이후 심야 배송이 제한된다. 특히 설 특수 기간인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를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 기간’으로 정해 택배기사 보호를 위한 일일 관리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 기간 사업자, 영업점은 심야 배송을 초래하는 과도한 배송물량이 할당되지 않도록 매일 확인하고, 일일 물량 분배, 대체 배송인력 투입 등을 통해 적정 배송물량이 유지되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한편 택배노조 등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합의에 대한 환영의 뜻과 함께 총파업 선언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진경호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사회적 합의기구 논의가 이날 새벽 1시30분 극적 합의에 이르고, 방금 전 낮 12시30분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단체협상 역시 극적 타결됐다”고 밝한 뒤 “감격스럽게도 택배산업이 시작된 이후 28년 동안 ‘공짜노동’으로 일해왔던 분류작업에서 택배노동자들이 완전히 해방된 날”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