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내수 판매가 역대 최고치를 넘기는 등 ‘제네시스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판매한 6대 중 1대가 제네시스일 정도로 흡입력이 커지면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올해를 기점으로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정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1∼2월 판매량은 1만8818대로, 지난 동기 대비 무려 204%까지 급증했다. 또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에서 ‘2021년 올해의 차’로 선정한 ‘G80’은 이 기간 8364대가 팔려 나가며 제네시스 전체 라인업을 이끄는 선봉 플레이어로 가속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어 ‘GV70’가 4973대, 풀사이즈 SUV인 ‘GV80’는 3155대가 판매됐고 글로벌 무대에서 BMW 3시리즈와 경쟁을 벌여온 ‘G70’도 1198대, 초대형 세단인 ‘G90’은 1000대를 넘겨 1028대가 팔려 나갔다. G시리즈에 대한 디자인·주행안전성·차체강성·편의성 등이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을 훌쩍 넘어 시장 기대치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당초 현대차 후륜구동 세단의 모델명이었던 ‘제네시스’는 2015년 말 ‘에쿠스’ 단종과 함께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로 완전 분리됐다. 이듬해인 2016년 6만6278대가 팔리면서 현대차 판매량(65만8642대)의 10.1%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2017년 8.2%, 2018년 8.5%, 2019년 7.7% 등 10% 벽을 깨지는 못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지던 SUV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지난해 1월, 제네시스 최초의 SUV ‘GV80’이 등장하면서 제네시스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GV80은 출시 첫날 1만5000대가 계약되면서 지난해 모두 3만4217대가 판매됐다. 세단인 ‘G80’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출시 전 2만2000대가 계약됐고, 지난해에는 5만6150대가 팔렸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제네시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G80’에 이어 ‘GV80’이 각각 ‘2021 북미 올해의 차’ 승용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지난달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에 현대차 판매가 작년 동월 대비 8.8% 감소했지만 제네시스 브랜드는 되레 51.4%까지 증가했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미국에서 2402대가 판매됐는데 GV80가 1283대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갑작스런 타이거 우즈의 차량 전복 사고로 ‘GV80’의 안전성이 주목받으며 ‘제네시스’의 북미 인기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조만간 두 번째 SUV인 ‘GV70’을 북미 시장에 투입하고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GV70은 국내 출시 첫날 1만대 이상의 계약을 기록한 검증된 모델이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1년 내 프리미엄차 구입 의향자 선호 브랜드’ 조사 결과를 보면 제네시스는 2018년에는 18.5%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기준 35.3%까지 치솟아 메르세데스-벤츠(21.0%)와 BMW(18.3%)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반면 제네시스의 ‘독주’가 현대기아차 주요 모델의 판매에도 영향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G70’, ‘G80’ 인기에 눌려 ‘쏘나타’ ‘K9’ 등 준중형~중형, 대형급 모델들이 상대적 판매량 감소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 내로 브랜드 첫 전기세단인 ‘eG80’을 내놓는다. 하반기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빚어낸 새로운 차종, ‘프로젝트명 JW’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