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연기되었던 도쿄올림픽이 14일이면 개막 100일을 앞둔다. 예정대로라면 도쿄올림픽은 7월 23일 개막해 8월 8일 폐막한다. 코로나19로 취소되기 전 원래 일정과 비교하면 개·폐막일이 하루씩 당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개체여부의 최종변수가 되고 있다.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올림픽 연기를 결정했던 1년 전과 비교해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의 정상적인 개최는 세계인이 모두 바라는 일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개막 ‘D-100일’을 하루 앞둔 13일 일본은 그 경사스러운 행사에 스스로 재를 뿌리고 말았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관계 각료 회의에서 결정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원자로 시설에 빗물과 지하수 등이 유입돼 현재 하루 평균 14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약 125만844t의 오염수가 보관돼 있다.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외 반발이 예상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내년 가을쯤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작년 10월과 12월에 해양 방류를 결정하려다가 어민 단체 등이 강력 반발하자 2차례나 결정을 미룬바 있다.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를 포함한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도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13일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또한 중국 외교부도 이날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현지 어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은 더 거세다. 후쿠시마현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인 ‘평화와 평등을 지키는 민주주의 행동’(DAPPE)은 지난 12일 JR후쿠시마역 앞에서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내외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이번 해양 방류 방침 결정은 앞으로도 파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