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에서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받으면서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29일 펄어비스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포함한 43개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했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 서적 등 ‘출판물’에 사업 허가를 내주는 일종의 고유번호로, 판호가 있어야만 중국에서 서비스할 수 있다.

하지만 2018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촉발된 이른바 ‘한한령’에 따라 중국 정부가 판호를 내주지 않으면서 한국 게임은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시장에서 신규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2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 올해 2월 핸드메이드게임의 ‘룸즈:풀리지 않는 퍼즐’이 판호를 받으면서 물꼬를 다시 텄지만, 국내 게임업계의 갈증을 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서는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과 양국 정부 간 논의가 진행 중인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한국과의 문화 교류를 위한 퍼포먼스로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본격 개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우리 정부 역시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을 위해 한한령 해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지난 4월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게임, 영화, 방송 등 문화 콘텐츠 분야의 협력 활성화를 위해 한한령 해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작 게임인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사그라들었던 국내 게임업계의 기대감에도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날 ‘마블 퓨처 레볼루션’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에 대한 판호 발급은 한국 게임업계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며 “이전에도 중국 판호가 나왔지만 소규모 개발사에 콘솔 게임 위주라서 정말 판호가 제대로 나오는 건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검은사막 모바일’ 판호 발급으로 이젠 중국 진출이 가능해지지 않았나 하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재 판호를 대기 중인 국산 게임으로는 지난 2017년부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과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이 꼽힌다.

물론 중국의 특수성을 들어 큰 기대감을 갖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판호 발급 요건을 까다롭게 바꾸고 게임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지난해 97건에 불과했던 외자 판호가 6월에 이미 76건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검은사막 모바일’은 중국 퍼블리셔인 아이드림스카이를 통해 판호를 받았다.

아이드림스카이는 중국 최대 IT 업체인 텐센트가 투자한 회사로, 규모가 큰 현지 퍼블리셔로 꼽힌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최대 게임 사이트 ‘17173’에 모바일 게임 기대 순위 3위로 기대가 큰 만큼 현지화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