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임증감청구권은 조세, 공과금의 부담이 증가되거나 경제사정 변동으로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이 적절하지 않게 된 경우 상대방에게 이를 올리거나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민법 제628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계약내용에도 불구하고 사정변경이 생기면, 임대인은 증액을 청구할 수 있고, 임차인도 마찬가지로 감액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참고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특약으로 증액이나 감액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할 경우, 증액을 하지 않도록 하는 특약(차임블증액특약)은 유효하나 감액을 하지 않도록 하는 특약(차임불감액특약)은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정으로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 다만, 차임불증액특약이 있더라도 그 특약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될 정도의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차임증액청구를 할 수 있다(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다34061 판결).

한편, 지난해 임대차3법 개정되면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통과하였는데,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증액청구를 최대 5%의 범위로 제한하였고, 임대차계약 또는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의 증액이 있은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1회 행사할 수 있는데, 최초 2년 계약 이후 추가로 2년을 더하여 총 4년까지는 임대차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임대인은 5%씩 3번 증액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유념해야할 것은 차임증감청구는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임대인이 증액을 청구하였을 때 임차인이 동의하지 않거나, 임차인이 감액을 청구하였을 때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라도 무조건 증액이나 감액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절차를 진행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판단을 받아야 한다.

차임증감을 청구하였을 때는 경제사정 변동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명시한 조세, 공과금 등의 경제적 부담의 증가와 기타 사정변경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법원은 사정변경의 요건으로 ① 계약 당시 그 기초가 되었던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었을 것, ② 그 사정변경을 당사자들이 예견하지 않았고 예견할 수 없었을 것, ③ 그 사정변경이 당사자들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하였을 것, ④ 당초의 계약 내용에 당사자를 구속시키는 것이 신의칙상 현저히 부당할 것 등의 요건이 충족된 경우를 고려한다(서울지방법원동부지원 1998. 12. 11. 선고 98가합19149 판결：항소조정성립). 그러나 소송으로 해결할 경우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감정적 대립과 마찰이 이어지기 때문에, 차임증감청구권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임대차계약과 관련한 여러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과 협력이라는 취지에서 차임증감청구권의 행사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라며, 법과 제도의 보충으로 그 실효성이 확보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