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를 살리는 것이 우리나라 국가경제에 좋기 때문입니다.’(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경남 함양 에디슨모터스 본사에서 만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의 첫 마디다. 강 회장은 쌍용차 M&A 인수 본계약 체결을 지난 10일 완료했다.

쌍용차를 인수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쌍용차를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제조 회사로 키워낼 수 있는 전동화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이를 토대로 성장할 쌍용차의 미래 가치는 현재와 달리 극명하게 오를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2025년 내연기관차 15만대와 경쟁력 있는 전기자동차 15만대 등 연간 30만대를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되면, 쌍용차 미래 가치는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해 단숨에 ‘시총 180조원’까지 뛰어 오른 리비안 등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인수 이후 쌍용차를 어떻게 회생시킬지에 대한 로드맵도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자동차의 핵심 기술인 모터, 전자제어, 배터리 분야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우수한 전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테슬라’, ‘BYD’, ‘리비안’ 등 내로라하는 전기차 회사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전기자동차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쌍용차 왜 인수할 결심 했나?

“첫째, 쌍용차를 살리는 것이 우리나라 국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는, 쌍용차 임직원들의 일자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직접고용이 4600명에 이르고 부품업체 등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20만명을 넘어선다. 이들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64만 명의 생계가 달려 있다.”

“셋째는, 국내 완성차 업계 특성상 쌍용차가 무너지면 특정 대기업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90%를 초과할 수도 있다. 이렇게 독점 상황이 만들어 진다면 소비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소비자들, 시장 참여자들이 비싼 차값과 부품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등 자동차 산업 미래 경쟁력도 잃을 수 있다.”

- 쌍용차 회생 핵심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는 쌍용차가 가지고 있지 못한 전동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쌍용차는 한국 자동차 역사를 이어온 우수한 기업이나 전기차 기술력이 부족하다. 에디슨모터스 전동화 기술이 쌍용차의 내연기관차 기술과 합쳐져 시너지를 내게 되면, 쌍용차는 국제적 자동차 회사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바라는 것은 이러한 쌍용차를 3월 중순 인수한 이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들의 디자인, 성능, 품질 등이 개선되어 ‘쌍용차가 달라졌구나’, ‘멋진 차로 나왔구나’란 평가를 받고 싶은 것이다. 이 때문에 5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지원하면서 품질과 성능, 디자인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차의 디자인과 성능, 품질을 개선시켜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가 해야할 의무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야만 토요타, 폭스바겐,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쌍용차로 만들 수 있다.”

- 전기버스·전기트럭 개발로 얻은 기술력은 무엇인가, 이를 전기승용차에 더한다면.

“우리의 전동화 기술을 쌍용차 내연기관차에 적용하면, 경쟁력 있는 전기승용차나 전기SUV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전기차로만 승부하려는 것이 아니고, 내연기관차도 판매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계획이다. 체어맨, 무쏘 등도 전기차로 개발될 수 있다고 본다.”

- 구체적으로 어떤 경쟁력인가.

“전기차 개발의 핵심기술은 전기모터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차세대 모터인 MSO Coil 모터를 개발하고 있는데, 다이나모 테스트 등을 거쳐 올해 4월부터 양산될 수준으로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130㎾ 160㎾ 250㎾ 모터를 개발하고 있고 이 중 160㎾ 모터 2대를 연결해 개발한 320㎾ MSO Coil 모터는 지금까지 전기차 시장에서 익히 봐왔던 2세대 모터들 수준을 크게 뛰어 넘는 기술들이 집약된 모터다.”

“일반적으로 해외기술을 벤치마킹해 만든 구리동선 코일을 쓰는 모터들과는 달리, 접적율을 높이기 위해 특수 제작된 MSO Coil을 사용, 출력과 효율을 2~7%까지 향상시켰다. 람보르기니 2대가 내는 2400NM의 토크를 지녔다. 또 130㎾ 모터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AMG 6000cc 엔진과 동일한 파워를 내는데, 이 엔진과 비교하면 무게는 1/4, 부피는 1/6에 불과하다. 이런 기술력 아래 쌍용차와 손잡고 미래 전기차 시대를 앞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 배터리팩·스마트 BMS 개발했다.

“맞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사 배터리팩 특화 기술로 코란도이모션 주행거리도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차세대 모터 외 전기차 핵심 기술들인 자율주행 분야까지 제어하는 전자제어 통합 유닛에 이어 스마트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 BMS 모듈 등 검증받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 기술력 외 본계약 이후 과정에 주목하고 있는데….

“인수자금 3048억원은 이미 조달을 완료했고, 이후 운영 자금 5000억원을 상반기 내에 투자유치할 계획이다. 그렇게 해서 8000억원이 쌍용차로 들어가면 쌍용차가 갚아야 할 금융기관 채무들부터 대부분 청산된다.”

- 쌍용차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보나.

“지속 성장할 것이다. 우리가 계획한 대로 된다면, 30만대를 판매하게 될 2025년 매출은 10조원을 넘게 될 것이고, 50만대를 판매할 2030년 매출은 18조~20조원에 이르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내연기관 50%, 전기차 50%씩 판매할 계획이다. 쌍용차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설계능력, 검증받은 부품 개발력, 50년 이상된 자동차 제조 기술에, 에디슨의 차세대 고효율 모터, 전자제어 및 전기차 배터리팩 기술, 탄소섬유로 만드는 차체 바디 등의 기술을 접목해 국제적인 전기자동차 제조 회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 ‘테슬라’를 이길 수 있나.

“테슬라 모델S의 제로백은 슈퍼카 수준인 2.3~2.5초대다. 말그대로 엄청난 기술력이다. 다들 우려하는 시선으로 보는 것도 안다. 그런데 테슬라 성공을 부러워하면서, 우리가 테슬라를 추월해 보겠다고 하면, 회의적인 시각에서만 보려하는가?”

“기존 쌍용차 생산라인을 보완 변경해 품질 좋고 디자인이 멋진 전기승용차와 전기SUV를 만들어 낼 것이고, 스마트 BMS를 더한 배터리 기술과 MSO 코일 모터 등 일부 기술에선 테슬라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런 기술들을 쌍용차에 접목시켜 인수 이후 1~2년 내 경쟁력 있는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10년 이내 테슬라를 추월하려고 한다. 기존 쌍용차 인기 모델들에도 기술을 응용해 코란도 등은 1충전 주행거리가 450~550km, 힐 베이스가 긴 체어맨 무쏘 렉스턴 등은 500~800km 주행할 수 있는, 쌍용차 인기모델들에 대한 전기차도 선보일 계획이다.”

- 투자금 마련 어렵지 않나.

“국내 시장에 더 많은 이익을 남겨주고 싶지만 ‘리스크’만 보고 ‘기회’를 가볍게 여기는 투자자들이 망설이기 때문에 안타깝다. 국내 투자유치가 어려우면, 어쩔수 없이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밖에 없다. 반면에 해외 투자자들은 리스크 보다는 기회를 보기에 투자 하려는 기관들이 많다. 해외 투자자들처럼 사업성을 보고 신용 대출을 주거나 투자하려는 국내 기관들이 많아져야만,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 국내에도 나올 수 있고,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 기업인으로 전하고 싶은 말.

“기업인은 국가경제에 이바지해야 한다. 그러려면 도전 정신, 창조자, 개척자 정신이 있어야 한다. 이병철, 김우중, 정주영 회장 같은 분들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이바지 했고, 그 분들의 기업 정신을 본받아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큰 기업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도전하기 보다 리스크를 두려워 하면서 안주해 버리면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저는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로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에, 쌍용자동차를 회생시켜 비어가는 곳간을 채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 끝으로 한 기업인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어온 쌍용차를 더 많이 아껴주시고 더 구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쌍용자동차를 반드시 회생시켜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1959년 경상남도 하동군 출생이다. 1985년 KBS 공채 11기 PD로 입사했다.

이후 1991년 SBS로 자리를 옮겨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을 맡았고 1997년 SBS를 퇴사해 IMF 시절 1998년 프로그램 외주제작사를 세웠다.

2017년 친환경 버스 전문 제조사 TGM(구 한국화이바 자동차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지난 10일 쌍용자동차 인수 본계약을 최종 완료했다. 국내 기업인 롤 모델은 한국 스타트업 뿌리인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