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가 지난 9일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2년 19회 한국대중음악상’ 후보를 발표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수상 기준을 당대의 대중적 인기보다 예술적 완성도에 비중을 둔 음악상이다.

가수 이랑은 최우수 포크, 올해의 음반 등 6개 부문에 올랐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최우수 팝 음반, 올해의음악인등 4개 부문에 후보가 됐다. 에스파(aespa)는 최우수 케이팝 음반, 신인 등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AKMU은 최우수 팝 음반, 올해의 노래 등에 후보가됐다. 이랑 정규 3집 ‘늑대가 나타났다’는 지난해 발매된 가요 앨범 중 수작으로 꼽힌다. 이랑의 노래는 전래 민요의 선율까지 차용한 완성도 높은 사운드 속에 대중음악에선 이례적으로 빈곤과 삶의 선택에 대한 문제를 다뤘다. 아이유는 아이돌 싱어로 출발해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음악적 성과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는 김현철, 더 발룬티어스, 방탄소년단(BTS), 이무진, 천용성, 해파리 등이다.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케이팝 - 노래’ 등 3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부터 5년 연속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소속사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다운은 데뷔 후 처음으로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정규 2집 ‘혼돈의 장: FREEZE’의 타이틀곡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제로 바이 원 러브송)으로 ‘최우수 케이팝 - 노래’ 후보가 됐다. 다운은 작년 4월 발표한 미니 2집 ‘it’s not your fault’를 ‘최우수 알앤비&소울 - 음반’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올해 공로상 수상자는 밴드 데블스가 선정됐다. 선정위원단은 “엄혹했다고 기억되는 1970년대 그룹 사운드(이하 ‘밴드’)의 이름을 감히 데블스라고 지은 존재가 있었다. 이들은 미8군 무대에서 잘 나가다가 1960년대 중후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 록 1세대의 엘리트들도 아니고, 이들과 같은 세대로 방송과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은 통기타 포크 군단도 아니었다”며 “이 악마들은 그 틈새를 비집고 당대 가장 힙했던 미국 흑인의 대중음악인 소울을 밴드 형태로 온전하게 구현한 존재로 굳건한 지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밴드 스스로 자작곡을 창작하는 것이 정립되지 않던 무렵 이들은 다수의 자작곡을 창작했고 1971년부터 1977년까지 정규 앨범만 세 종 남겼다”고 평가했다.

선정위원단은 데블스 수상 이유로 “밴드 활동과 병행하여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이은하, 윤승희, 정난이 등의 훵크·디스코 디바들의 혁신적 사운드에도 데블스, 특히 리더인 고(故) 김명길의 손길이 미쳤다”며 “1집에 참여한 뒤 밴드를 나간 연석원은 다른 밴드를 거친 뒤 1980년대 이후 내로라 하는 편곡자(요즘 말로 프로듀서)의 한 명으로 활동했다. 이들의 혁신이 없었으면 ‘R&B 강국 코리아’도 없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선정위원회는 데블스가 한때 밴드 이름을 ‘친구들’로 바꾸라는 ‘탄압’을 견뎌낸 강인함을 언급하며 “독재정권에 대한 반항이 명문대 대학생들의 민주화운동의 특권만 아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은 내달 1일 오후 6시 온라인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