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예바와 리처드슨의 경우는 비교대상이 아니다. 유사점이 없다.”

미국 육상 흑인 여자 스프린터 샤캐리 리처드슨이 인종차별 문제까지 거론하며 제기한 이중잣대 비판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답을 내놓았다. 마리화나 성분 검출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리차드슨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 도핑 문제가 터진 여자 피겨스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경우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17일 “리처드슨과 발리예바의 경우에 이중기준이 적용됐다고 말할 수 없다. 이건 별개의 건이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으로 시기와 담당 주체가 달랐음을 설명했다. 그는 “리처드슨의 도핑테스트 양성 확인은 6월 19일에 나왔다. 그리고 그에 대한 1개월 자격정지 징계도 도쿄 올림픽 이전에 내려졌다”고 말했다. 도핑 위반 사실 확인과 징계 절차가 지난해 7월 23일 개막한 도쿄 올림픽 이전에 모두 끝났다는 것이다.

리처드슨에 대한 징계는 IOC가 아닌 미국반도핑기구(USADA)에 의해 내려졌고, 당사자가 인정했다는 점도 들었다. 애덤스 대변인은 “도쿄 올림픽 이전에 사건을 종료하기 위해 움직인 USADA가 내린 결정이고, 리처드슨도 마리화나 복용을 인정하고 징계를 수용했다”고 짚었다.

이에 비해 발리예바의 경우는 도핑 테스트를 진행한 주체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이며, 도핑 위반 사실이 올림픽 기간 중 확인됐고 선수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점, RUSADA가 이를 받아들여 임시 자격정지를 하루만에 철회한 점 등이 달랐다. RUSADA의 결정에 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 등이 반발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고, CAS가 발리예바에게 계속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판결한 점 등이 달랐다.

샤캐리 리처드슨은 CAS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와 발리예바의 경우가 뭐가 다른지 정확한 답을 듣고 싶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다른 점은 딱 하나, 내가 젊은 흑인여성이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리처드슨은 그의 마리화나 복용이 어머니의 죽음에 괴로워 하던 시기에 트라우마를 견디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애덤스 대변인은 두 건에 대한 설명 뒤 발리예바 사건에 대한 IOC의 대응이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12월에 채취한 소변샘플에 대한 결과가 올림픽 기간중에 나와 문제가 됐고, 여전히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여자피겨 싱글 등 발리예바가 뛴 경기에 대해 별표(*)를 달아둘 것”이라는 말로 IOC의 향후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