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패배에 비난이 빗발친다. 스코어 차도 났지만 경기 내용은 훨씬 형편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와 벌인 ‘더비’에서 패한 뒤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맨유가 7일 벌어진 ‘맨체스터 더비’ 원정 경기에서 케빈 더브라위너와 리야드 마레즈에게 멀티골을 얻어맞으며 맨시티에 1-4로 완패했다. 지난해 11월 6일 홈 경기(0-2패)에 이어 더비 2연패. 올 시즌 리그 경기에서 지역 라이벌에 힘 한 번 못쓰고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맨유는 5위(승점 47점·13승8무7패)가 됐다. 3경기를 덜 치른 아스널(승점 48점·15승3무7패)보다도 승점이 1점 적다. 오히려 6위 웨스트햄(승점 45점·13승6무9패)에 바짝 쫓기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이날 2차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라파엘 바란, 루크 쇼 등 주전들이 빠지긴 했어도 너무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다. 볼 점유율(70%-30%)은 물론 슈팅수 24-5, 유효슈팅 10-2 등 각종 지표에서 일방적으로 밀렸다. 후반전에는 단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맨유의 ‘레전드’ 게리 네빌(47)은 ‘스카이스포츠’에 “맨유가 1-3으로 뒤진 이후 경기력은 정말 창피했다”며 “그들은 이미 포기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걸어다녔다. 좋은 점이라곤 하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맨유의 팬으로선 수치스런 결과다. 마지막 20분에는 맨유의 노력과 집중력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맨유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사람인 로이 킨(51)도 “패배보다 선수들이 스스로 포기했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며 “이날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5~6명 정도는 경기에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맨유 팬들은 선수들이 팀을 위해 열심히 뛰지 않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기에 결장한 호날두의 행보를 놓고 뒷말도 무성하다. 영국의 일간 ‘더선’에 따르면 맨유 의료팀이 경기 전 호날두의 고관절 부상을 랄프 랑닉 감독에게 보고했고, 랑닉 감독은 호날두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에 호날두가 반발해 ‘부상 치료’를 이유로 고국인 포르투갈로 날아가 버렸다.

랑닉 감독은 “의료팀을 믿어야 한다. 고관절에 문제가 있어 훈련도 하지 못한 상황”고 밝혔지만 ‘전술적인 문제’ 때문에 호날두를 뺐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한 압박 축구를 선호하는 랑닉 감독의 전술을 호날두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