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가 없는 KB스타즈. 김정은과 박혜진이 빠진 우리은행. 양 팀의 에이스는 결장했지만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라이벌답게 경기는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접전으로 전개됐다. 이미 KB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터라 다소 맥이 빠질 수도 있었지만 두 팀의 경기는 승패를 떠나 자존심이 걸린 한판. 결국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우리은행이 마지막에 웃었다.

우리은행은 1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B와의 홈 경기에서 45점을 합작한 김소니아(23점·14리바운드)와 박지현(22점·6리바운드)을 앞세워 KB를 86-79로 물리쳤다.

6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18승8패를 기록해 3위 신한은행(14승12패)과의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사실상 2위를 확정했다. 남은 4경기에서 우리은행이 전패하고 신한은행이 전승하면 양팀은 18승12패로 승패가 같게 된다. 양팀의 맞대결 전적 역시 3승 3패가 되지만 득실차로 우위를 따지게 되고, 우리은행이 신한은행에 20점 차 이상으로 지지 않는 한 2위가 확정된다.

반면 KB는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박지수의 공백을 절감하며 시즌 첫 3연패를 당했다. 우리은행과의 상대전적도 3승 3패가 됐다.

우리은행과 KB 모두 정상적인 팀 운영이 어려운 상태에서 맞붙었다.

우리은행은 코로나 확진자 속출로 인해 지난 12일 하나원큐전을 연기하며 이날 휴식기 후 첫 경기를 치렀다. 김정은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가격리에서 해제됐지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경기에 나섰다. 박혜진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KB도 사정은 비슷했다. 박지수가 결장한 데다 6주간의 휴식 기간 중 동료 선가희를 하늘로 떠나보낸 선수단의 정신적 충격 탓에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하기 힘들었다.

1쿼터 KB스타즈가 6점 차 리드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박지수가 없는 골밑은 이내 우리은행의 차지가 됐다. 반격에 나선 우리은행은 김소니아가 2쿼터에만 혼자서 12점·7리바운드를 올리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전반은 37-34로 우리은행의 리드.

3쿼터에는 우리은행의 외곽포까지 살아나며 점수차를 서서히 벌러나갔다. 4쿼터에 KB가 강이슬을 앞세워 추격전을 벌여 종료 3분 22초를 남기고는 75-78, 3점 차까지 쫓아왔으나 거기까지였다.

KB에서는 강이슬이 3점슛 5개를 포함, 28점을 넣었으나 고비 때마다 쏟아진 실책(15개)이 흐름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