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47·사진)이 716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계정을 우크라이나 의사에게 기부했다. 러시아에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알리고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매체는 20일(현지시간) 베컴이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권을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하르키우 지역의 소아 마취과 의사 겸 지역 출산센터 소장인 이리나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베컴은 사진·동영상과 함께 이 사실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의료 종사자들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해내는 놀라운 일들을 살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계정을 넘겨받은 이리나는 위험을 피해 임산부가 피난해 있는 지하실의 동영상을 올리고 현지의 참상을 전했다. 그는 또 유니세프로부터 기증받은 산소발생기에게 의지한 신생아의 영상도 공개했다. 이리나는 “모든 임신부와 아기 엄마들이 지하실로 대피했지만, 의료 장비에 의존해 집중 관리를 받는 아기들은 데려오지 못했다. 이곳에서 다함께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리나는 이어 심각한 피해를 입은 히르키우의 참상을 설명하는 한편 자신을 포함한 의료종사자들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침공 후) 처음 며칠간이 힘들었다. 폭격과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를 익혀야 했다”며 “우리들은 생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 우리들은 이 일을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와 간호사들은 걱정하고 있다. 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들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05년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해온 베컴은 자신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유니세프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협력해주길 호소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가족들이 깨끗한 물과 음식을 제공받고, 출산 병원에 즉시 사용 가능한 의료도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자선단체에 기부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