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만 봐도 그의 하루가 보인다.”

막노동꾼이라 불리는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 이두수(57세) 씨가 지난 5년 동안 현장에서 틈틈이 그려 온 그림과 글들을 ‘뒷모습만 봐도 그의 하루가 보인다’는 주제에 담아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교육박물관 부속 전시실인 북촌 전시실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의 작품에선 계급성이나 이념이 느껴지지 않고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힐링을 느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가 두 번째 전시로 근로자의 뒷모습을 주로 그렸다. 작가는 “뒷모습은 그 사람의 인생이 묻어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한다. 일용직 건설노동자로서 건설현장의 일하는 모습을 여러 해 동안 스케치해 온 이두수 씨는 “이번 전시를 통해 노동현장의 문화가 이제는 규제나 투쟁에서 상생과 상호존중의 문화로 바꿔나가기 위한 작은 조약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론가 이경모 씨는 이 작가의 작품이 고상함이나 우아함과 같은 허례와 사치보다는 진정성에 기반한 수평적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포연 속의 한떨기의 꽃처럼 숨 가쁜 노동 현장에서 인간애를 발견한 작품이라 평했다.

이번 전시회는 건설 현장에서 직접 노동하며 일하는 동료들의 굵은 손마디와 거친 숨결, 그리고 실제 노동자의 모습을 마치 옆에서 보듯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리얼’노동의 현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그림에 작가의 짧고 굵은 한 마디가 곁들여지면서 삶의 현장, 노동의 현장에 파편처럼 떨어진 삶의 울림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지만 의미가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관계자는 이번 전시 기간 중 그동안 이 작가가 그려온 그림 작품과 에세이를 묶은 책을 출간한다고 전했다.

■전시안내

- 일시: 2022년 3월22~30일(오전 9:00~오후 6:00)

- 장소: 북촌 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