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수원 KT의 서동철 감독은 25일 벌어진 안양 KGC전에 앞서 “2위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내준다면 3위 KGC와 승차가 2경기까지 좁혀지는 상황. 게다가 KT가 패하면 서울 SK의 정규리그 우승도 확정짓게 된다. 명분과 실리를 따져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승부처에서 KT가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KT가 이날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정규리그 KGC와의 경기에서 19점·7어시스트를 올린 정성우를 앞세워 95-71로 완승했다. 5연승을 달린 2위 KT는 이날 승리로 33승 15패가 되며 3위 KGC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2위 싸움은 사실상 KT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연승 중이던 KGC는 믿었던 슈터 전성현이 8득점(3점슛 2개)으로 정성우에 꽁꽁 묶여 침묵한 게 뼈아팠다. KGC는 29승 19패가 되면서 4위 울산 현대모비스(29승 22패)와의 승차가 1.5경기로 줄어들었다.

KT는 초반부터 수비가 안정을 찾으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공격리바운드가 강점인 KGC를 맞아 캐디 라렌과 하윤기, 양홍석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를 따내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특히 KGC 오마리 스펠맨을 마크한 하윤기는 상대 주득점원을 타이트하게 묶어 승기를 가져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경기 후 서동철 KT 감독이 “(하)윤기가 놀랄 정도로 스펠맨의 수비를 잘해줬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리바운드 개수에서 40-30으로 KT가 크게 앞섰다.

공격에서도 KT는 라렌이 19점·1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장악했고, 허훈과 양홍석도 나란히 18점을 넣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전반을 50-43으로 앞선 KT는 3쿼터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3쿼터 초반 KGC가 전성현과 오세근의 3점슛 등으로 51-55까지 추격하자 정성우가 연속 6득점으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고, 양홍석의 3점슛과 앤드원이 잇따라 터지며 완전히 흐름을 가져왔다. 3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75-60으로 KT의 15점 차 리드. KT는 4쿼터 초반 약 4분 동안 KGC를 무득점으로 묶고 연속 10득점을 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GC는 오세근이 16점을 넣으며 분전했으나 후반 들어 급격히 점수 차가 벌어지는 바람에 추격할 힘을 잃었다.

전주실내체육관에서는 원정팀 고양 오리온이 전주 KCC에 74-71로 이겼다. 3연승을 한 오리온은 25승 25패, 5할 승률을 맞추며 5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KCC는 그대로 9위(18승 31패)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