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의 전 남자친구가 익사로 사망한 사건이 조명됐다.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그녀의 마지막 시나리오 - 이은해 조현수, 775일간의 추적’ 편으로 계곡 살인 사건의 또 다른 의혹들을 짚었다.

이날 이은해의 전 남자친구 이 씨가 태국 여행을 갔다가 물에 빠져 사망한 사건이 주목됐다. 이 씨의 형은 “제 동생 사고를 떠올려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2015년 사고 당시 오후에 이은해한테 국제전화가 왔다. 동생이 숨을 안 쉬고 눈을 안 뜬다며 울먹이면서 다급하게 말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태국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다가 바닷가의 얕은 물 쪽에서 잠수했었다고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나오지 않아서 부르는데 동생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결국 이 씨는 병원 이송 도중 숨을 거뒀다.

이 씨의 형은 “목격자도 없었고 CCTV 영상이나 증거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온전히 이은해의 말로만 내용을 접할 수밖에 없다 보니까 객관적인 근거는 없는데 그냥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혹을 품었다.

주 태국한국 대사관 전 영사협력원은 “스노클링은 산호섬에서는 전혀 안 한다. 되게 얕아서 스노클링 하다가 사망한 건 거의 없다”고 의문을 표했다. 당시 장례를 도운 현지 교민 박 씨는 “화장할 당시에 보통의 여자친구였다면 통곡은 아니더라도 눈물은 흘릴 수 있는데 그런 모습을 못 본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범죄심리분석가 표창원은 “상당히 우연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고 범죄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 의미가 없지는 않다. 이은해는 학습이라는 걸 하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익사라는 형태의 사망, 주변에서 다른 사람이 목격할 수 있는 정황, 그 이후에 행해지는 수사 절차와 부검 결과 소견, 보험금의 지급 등 이러한 일련의 시스템과 메커니즘 절차들을 너무나 생생하게 현장에서 경험하고 체험하고 학습할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는 2019년 6월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 씨를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윤 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에 스스로 뛰어들게 한 뒤 구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윤 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린 이들이 당시 구조를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았다고 보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 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윤 씨를 낚시터에 빠트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 조사에 불응하고 잠적했으며, 도주 124일만인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