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이너 서인국과 베우 오연서가 주연을 맡아 방송가에 주목을 받은 드라마 ‘미남당’이 구설수에 올랐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이하 노조)가 31일 “오는 6월 방송 예정인 KBS2 드라마 ‘미남당’ 촬영이 중단되는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 자료에 따르면 5달 넘게 ‘미남당’드라마 촬영에 참여한 스태프들과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지난 5월 19일 ‘근로기준법 준수와 장시간 촬영(계약서상 1일 13시간)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제작사에 노사협의를 공문으로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공동제작사 중 한 곳 총괄PD 등 사측대표 2명이 30일 방송스태프지부·현장 스태프 대표들과 첫 상견례 및 요구사항을 전달받은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노동조합과의 노사협의를 거부하고 ‘해당 기술팀 스태프들과 재계약할 의사가 없다’는 실질적인 해고를 통보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6개월간 장시간 노동을 감수하면서 ‘미남당’ 드라마를 촬영해왔던 다수의 스태프 노동자들이 31일 재계약을 앞두고, 6월부터 촬영에서는 근로기준법 준수와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작사는 재계약 거부형태로 실질적인 해고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과의 노사협의를 거부하는 반사회적이고 반인권적인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미남당’ 스태프 노동자들과 방송스태프지부의 요구는 단순하다며 근로기준법 제53조를 준수하여 ‘1주간에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근로시간을 연장하라’는 요구라며 현장 스태프들의 가장 큰 고충은 과도한 노동시간이다. 새벽 6시 30분 버스를 타고 현장에 출근하면, 밤 12시에 촬영을 끝내고 새벽 2시에 집에 귀가한다. ‘미남당’ 스태프들은 하루 3시간 4시간씩 자며 2021년 12월부터 6개월간 비인간적인 촬영을 이어왔다. 더 이상은 이렇게 일할 수 없다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여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으나, 제작사는 이를 개선할 의지가 없음을 확실하게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작사 측은 “스태프들은 개별용약계약을 맺었기에 근로자가 아니다. 우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의무가 없다. 불법인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다. 다들 이렇게 촬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드라마 방영사 KBS도 방송스태프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제작사가 응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며, 동시에 이를 거부하고 위법적 촬영으로 제작된 ‘미남당’에 대하여 단호한 법적책임 및 드라마 방영제고 등 법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방송 스태프들 노동문제와 관련, 지난 2019년 “형식적으로는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근로 계약임을 재확인”했다고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