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상의 많은 것이 변했다.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의 패턴이 바뀌고, 수요·공급의 방법과 전략도 달라졌다. 삶의 무대에 회오리가 몰아쳤다.

이렇듯 많은 것이 새로워진 세상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무기’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등이 일상이 되면서 갈고닦은 IT 기술일 수도 있고, 인간을 대신해 많은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AI(인공지능) 기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무기다’(한의상 지음 / 경향신문사)는 그런 기술은 유용한 수단이지만 완벽한 무기는 될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혼돈의 시대이자 새로움의 시대인 지금, 우리가 손에 쥐어야 할 진짜 무기는 ‘사람’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사람이 어떻게 성공의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중국 한나라의 초대 황제 유방(劉邦)을 통해 들려준다. 유방은 진나라 말기에 군사를 일으켜 진왕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다. 그러나 천하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강력한 군대를 거느린 ‘서초 패왕’ 항우(項羽)도 그중 하나였다.

유방은 항우와의 대결에서 번번이 수적 열세에 몰려 위기를 맞았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 그러나 그때마다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유방에게 승리를 안겨 준 사람이 장량(張良)이다. 또 유방이 패전할 때마다 소하(蕭何)는 어디선가 군량과 지원병을 모아와 유방에게 큰 힘이 돼 줬다. 남다른 무공과 전투 능력으로 연전연승하며 한나라의 영토를 넓혀 나갔던 한신(韓信)도 그의 곁에 있었다. 이들 모두가 유방에게는 강력한 ‘무기’였다.

보잘것없는 가문 출신에다 학문과 지식도 부족한 유방이었지만 그런 강력한 무기로 무장했기에 그는 강한 기개와 힘을 가진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유방과 항우의 차이를 ‘사람을 얻고 쓰는 용인술’에서 찾았다.

항우가 혼자 강해지려 노력할 때 유방은 자신보다 강한 사람들을 끌어모아 ‘더 강한 우리’로 만들어 내고자 했다. 심지어 자신의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감춰진 재주를 이끌어내 강하게 성장시켰다.

잔칫집을 돌아다니며 푼돈을 받아먹고 살던 악사 주발(周勃)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주고 자신감을 북돋워 당대에 빛나는 유능한 장수이자 능수능란한 정치가로 길러냈고, 개장수 번쾌(樊噲)에게는 무예를 연마토록 하고 병력을 아낌없이 붙여 줘 한나라 최고의 맹장으로 거듭나도록 했다.

결국 항우와 유방의 운명은 ‘강한 나’가 될 것인지, 아니면 ‘강한 우리’가 될 것인지에 관한 생각의 차이에서 갈렸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책에서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이것이다. 유방이 그랬던 것처럼 숫자나 통계로 판단하기 어려운 무한 기회를 가져다주는 무기는 바로 ‘사람’이라고 말이다.

저자 역시 그처럼 막강한 무기 덕분에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숱한 성공과 실패의 부침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고 전한다. 저자의 말처럼 ‘강한 우리’가 되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찾고, 불러 모으고, 길러내는 용인술은 오늘날 기업들이 인재를 키우고 조직을 관리하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경쟁력이다.

이 책은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이 유방에게서 배울 만한, 즉 가치관과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넘나드는 모습, 주변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고 능력이 있다면 누구든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 누구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습 등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사람보다 더 귀한 것은 없고 사람보다 더 강한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유방처럼 사람을 얻고 쓰는 성공 전략을 배우게 된다.

한편 저자인 한의상 ㈜팜젠사이언스 회장은 우수 의약품 생산·개발과 바이오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이끌며 우리들제약㈜을 글로벌 제약회사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2019년에는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엑세스바이오를 인수해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등 감염병 진단 부문에서 세계적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로의 도약을 이끌었다. 2014년부터 단국대 지식재산대학원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 후학을 키우는 일에도 열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