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 가까이 이어져 온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이 일단락됐다. 하이트진로는 사태 해결 소식을 전하며 사과했다.

하이트진로는 13일 각 언론에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수 개월 동안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수양물류와 화물차주분들 간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진지하게 논의하고 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당사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상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화물연대간의 갈등으로 하이트진로는 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공장입구를 막고 제품 출고를 지연시키자,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극한 갈등으로 번졌다.

하이트진로는 “이천, 청주, 홍천 공장을 비롯해 최근 본사의 상황까지 오랜 기간 고생하신 경찰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면서 “당사의 상황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소비자 여러분과 거래처분들께도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이번 갈등의 불씨가 된 운송료를 5% 인상하는 한편 하이트진로가 화물 기사들을 상대로 낸 고소 취하 및 파업 책임자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과의 재계약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이번 합의가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 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 측이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장치를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노동자들의 불만이 반복될 경우 이 같은 대립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서 “현재 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노란봉투법’(불법농성 노조에 대한 손배소 제한) 입법화에도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