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서울오픈 챌린저가 끝난 ‘가을 테니스 축제’를 부산에서 이어간다. 부산오픈 챌린저(총상금 15만9360달러)가 17일 부산 스포원파크 테니스코트에서 개막했다.

전국체전 출전으로 앞선 서울오픈에 나서지 못했던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의 출전으로 관심이 쏠린다. 단식 세계 랭킹 86위로 대회 톱시드를 받은 권순우는 개인 통산 네 번째 챌린저 단식 우승에 도전한다.

얼마 전 500시리즈인 도쿄오픈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권순우는 같은 기간 250시리즈 스웨덴 스톡홀름 오픈 출전 대신 부산 대회에 나선다. 챌린저는 투어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의 대회로 세계 랭킹 100∼300위대 선수들이 주로 나온다.

권순우는 대회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원래 실내 하드코트 대회를 좋아한다. 스톡홀름 대회가 실내 하드코트이고, 거기에서 4강 이상 성적을 올리면 그 다음주 (500시리즈)비엔나 대회에도 예선 면제를 받을 수 있어 처음에는 스톡홀름으로 갈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도쿄대회 4강으로 랭킹 면에서 조금 여유가 생겼다. 내 랭킹으로는 부산오픈챌린저 포인트도 적지 않아 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순우에겐 올해 두 번째 챌린저 대회 출전이다. 마지막 챌린저 대회 우승은 지난해 2월 이탈리아에서 거뒀다.

부산오픈은 챌린저 중에서는 가장 높은 등급인 챌린저 125 대회다. 권순우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랭킹 60위 대까지 진입할 수 있다.

권순우는 최근 상승 흐름에 대해 “랭킹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뭔가 변화가 필요했는데 어느 순간 깨달음이 생겼다.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는 오래 투어 생활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랭킹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재미있게 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서울(코리아오픈)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오면서 잘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질 때마다 스트레스 받고, 슬럼프라고 생각하면 투어 생활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도쿄대회 호성적으로 톱100에서 밀려났다가 3주 만에 복귀했다.

“컨디션은 항상 좋다”며 자신감도 보인 권순우는 “부담감은 없다. 오히려 팬들이 많은 응원해주는 홈이라 더 좋다. 1번 시드를 받고 출전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 단식 본선에는 권순우 외에 한국 선수로 정윤성(396위·의정부시청), 남지성(502위·세종시청)이 출전한다. 라두 알보트(87위·몰도바)가 2번 시드, 쩡준신(88위·대만)이 3번 시드에 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