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적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26)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사형 위기에 처했다. 이에 국제선수협회와 선수 단체 등을 중심으로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13일(한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나스르-아자다니가 이란에서 여성의 권리와 기본적인 자유를 위한 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처형될 것이란 보도에 충격을 받았고 역겹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선수협회는 나스르-아자다니와 연대 의사를 표명하고 이란 당국에 나스르-아자다니에 대한 처벌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란 매체 ISNA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압둘라 자파리 이스파한지방법원장은 “나스르-아자다니가 9월 16일 3명의 보안요원을 살해한 ‘무장폭동’에 가담한 지 이틀 만에 이스파한에서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나스르-아자다니는 ▲반란 모의 ▲갱단 가입 ▲안보 훼손으로 ‘하나님을 적대한’ 혐의를 받는다.

나스르-아자다니가 사형 선고를 받자 이란 축구스타 알리 카리미(28)는 이날 자신의 SNS에 “우리 모두 학살 정권의 희생자 중 한 명이다. 그를 처형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이슬람 복장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혐의로 이란 도덕 경찰에 체포된 후 의문사한 마사 아미니(여·22)의 죽음을 계기로 여성 인권 개선과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군가 전역에서 이어졌다.

그러나 이란 당국은 이번 시위를 외국의 사주를 받은 ‘폭동’으로 규정했고, 시위대를 향해 유혈진압도 불사했다. 지난달부터는 사형 집행에 착수해 이날까지 시위 참가자 2명을 건설 크레인에 매달아 공개 처형했다.

세계 최대 인권운동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반정부 시위로 총 11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고 나스르-아자다니를 포함해 최소 9명이 사형 선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집계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에 동참한 축구선수는 나스르-아자다니 뿐만이 아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이란 축구대표팀은 잉글랜드와의 개막전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 침묵시위로 이란 당국에 항의했다.

이란 축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 부리아 가푸리(35)는 지난달 정권 비판 발언으로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다. 나스르-아자다니를 옹호한 카리미 역시 시위가 시작된 지난 9월 공개적으로 시위대 지지 뜻을 표명했다.

한편 나스르-아자다니는 현재 이란 2부 리그 이란자반 부셰르 축구클럽(FC) 소속 수비수다. 이란 1부 리그 라흐 아한 FC에서 데뷔했고 한때 존 토샥 감독이 이끄는 트락토르 SC에서 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