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약속들···.’

‘제2의 테슬라’라는 호평을 한 때 받은 미국 전기트럭 제조사인 리비안자동차가 결국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협력 개발’ 로드맵을 전면 백지화했다.

양사가 손잡고 신개념 전기밴을 만들겠다고 공표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상 ‘서로 다른 꿈’을 그렸기 때문이다.

리비안은 지난 9월 ‘합작 제조회사 신설 계획’ 아래 벤츠의 폴란드 공장에서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업무협약(MOU)을 맺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없던 일’로 매듭을 지었다.

이를 두고 R.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는 13일 성명을 내고 “벤츠와의 논의를 중단한다”면서 “지금 시점에서는 기존의 상업 및 소비자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리비안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정은 리비안이 자본시장 긴축과 경기 불확실성 속 ‘현금’ 유동성이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선 사실상 벤츠가 리비안의 손길을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협업으로 신개념 전기차를 양산하기 보다는, 벤츠 스스로 특화 EV를 생산하는 것이 더 이롭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추풍 낙엽처럼 떨어진 리비안 매출과 주식도 ‘부담’이라는 평가다.

실제 리비안은 올 들어 1∼3분기 50억 달러 누적 순손실을 봤고, 주가는 ‘폭락’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뉴욕증시 상장 직후, 포드의 시가총액까지 한 때 추월했던 ‘고공 주가’와 비교하면 최고점 대비 무려 84%까지 급락했다. 한편 벤츠는 특화 상품성 우위 전기차 생산을 위한, 폴란드 신공장 건설 계획을 내년 ‘단독’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