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올 겨울 최강 한파가 닥친 가운데 도시가스 요금, 열 요금 인상 등으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가구들이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최강 한파로 이번 달 난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다음달 고지되는 난방비는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12월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12월 도시가스요금은 1년 전에 비해 36.2%, 지역난방비는 34.0%가 올랐다.

지역난방으로 난방을 떼는 열 요금 역시 올랐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1Mcal(메가칼로리)당 주택용 열 사용요금(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요금)은 지난해 3월 말까지 65.23원이었다가 4월 66.98원, 7월 74.49원, 10월 89.88원으로 인상됐다.

열 요금이 오른 것은 2019년 8월 이후 약 3년 만으로, 작년 한 해 인상률만 37.8%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1월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아 든 사람들은 인상률을 훌쩍 웃도는 요금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수요금이 직전 연도보다 2배 이상 많이 나왔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한 누리꾼은 “작년에는 많이 써도 9만원 정도였는데 이번 달에 18만원 나왔다” “평소 5만원 나오다가 이번 고지서에 22만 원 나온 것을 보고 놀랐다” “단가가 오른 것을 고려해도 작년보다 가스비가 2배 더 나왔다” 등의 게시글이 꼬리를 물었다.

이는 난방비 외에도 전기요금 등 그밖의 공공요금도 일제히 올랐기 때문이다.

전기료는 지난해 세 차례(4·7·10월)에 걸쳐 ㎾h(킬로와트시)당 19.3원 오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13.1원 급등하며 2차 오일쇼크 시기였던 1981년 이후 42년 만에 최고 인상 폭을 기록했다.

전기난로나 온풍기, 라디에이터와 같은 난방 장치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난방비 인상 체감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문제는 앞으로 가스요금이 더 오를 가능이 높다는 데 있다. 정부는 올 2분기에 가스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4월 중 요금 인상 여부가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2분기 이후 요금 인상과 관련해서 국제 에너지가격과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23일 YTN과의 인터뷰에서“공공요금 인상이 기다리고 있고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 취약계층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동절기 에너지바우처의 가구당 평균 지원단가를 14만5000원에서 15만2000원으로 7000원 인상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지원대상은 생계·의료급여 및 주거·교육 급여(지난해만 해당)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노인, 장애인, 영유아, 임산부, 중증·희귀·중증 난치질환자,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정 등 더위·추위 민감 계층이다.

하지만 가스요금이 실제 2배 이상 오른 상황에서 에너지바우처 7000원 인상은 미미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최근 난방비와 관련해 “정부의 소액 에너지 바우처 지원예산이 있긴 하지만, 정부에서 전기요금, 가스요금을 대폭 올리는 바람에 특히 취약계층의 고통 매우 심각하다”며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서민들, 국민들 삶을 지원하는 문제에 관심 가지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