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해설위원 박찬호가 한국의 예선 1차전 패배에 “빨리 잊고 내일 경기를 준비하라”라고 당부했다.

KBS는 WBC를 위한 ‘용호쌍박’으로 뭉친 해설위원 박찬호와 박용택이 9일 한국과 호주 WBC 예선 1차전 첫 중계를 선보였다고 이날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반드시 잡아야만 했던 WBC 예선 1차전 상대 호주에게 7-8 역전패를 허용하며 14년 만의 WBC 첫 경기 승리에 패배했다.

감격적인 순간도 있었다. 0-2로 끌려가던 2사 1,2루 상황에서 터진 양의지의 역전 쓰리런 홈런에 박찬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지금 제 목에 소름이 돋는다”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찬호는 선발 투수 고영태를 향해 “자신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직구를 낮게만 던지면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며 기운을 불어넣었다. 고영태가 실점을 허용한 뒤에도 “잊어버려라. 다음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 계획만 세우길 바란다”며 냉정함을 유지했다.

박용택 또한 “타자들은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단순하게 내가 칠 공 하나만 생각하라”며 “너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치얼업’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한국 타선이 호선에 고전한 반면, 호주 타자들은 고영표, 김원중, 양현종을 상대로 차례로 홈런을 터뜨렸다. 한국의 마지막 9회 공격 찬스에는 토미 에드먼이 한국 국가대표로서 첫 안타를 잡아내며 출루에 성공했지만 그가 2루로 도주하다 아웃되며 호주의 승리가 확정됐다.

특히 박찬호는 강백호가 세리머니를 하다 태그아웃되는 치명적 실수가 나오자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3·4위 결정전에서 강백호의 껌 씹는 장면을 지적했던 박찬호는 강백호의 실수가 나오자 한동안 침묵하다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박찬호와 박용택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직도 게임은 안 끝났다. 우리의 약속은 승리였다”며 패배와 함께 곧 이어질 한일전으로 시선을 향했다. 박찬호는 “오늘 패배로 내일은 정말 꼭 이겨야 하는 그런 상황이 왔다. 필승이라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솔직히 오늘 경기는 너무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 빨리 잊고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찬호와 박용택, 이광용 캐스터는 오는 10일 오후 7시 KBS2 대한민국 대 일본 B조 2차전 현장 중계를 맡는다. 경기 전인 오후 5시 25분부터는 방송인 김구라, 김태균, 윤석민의 ‘WBC 프리쇼’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