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사람들이 가부좌로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신비롭고 한편 웃음도 나온다.” “저분들은 원래 의자와 침대문화에 익숙해서 가부좌는 많이 불편할 텐데···.”

친구와 얼마 전 나눈 대화다.

“사람의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바뀐다”고 공자는 말했다. 그 마음은 우리 몸의 어디에 있는 걸까? 가슴에? 머리에? 뇌 과학자는 마음이 뇌에 있다고 주장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고 마음을 조용히 잘 잠재우는 것이 내적 평화의 원천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유명한 혜민 스님은 마음은 원래 하나였는데 둘로 나뉘어서 오래 지내다 보니 둘이 공존하는 것으로 허공과도 같은 마음에 뜬구름 같은 선한 생각, 악한 생각들이 들어와서 손님처럼 놀다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려 하지 말고 마음과 친해지라고 한다.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면 할수록 더 집착하게 되어 혼란스러워진다고···.

맘 편안 것이 세상 제일이라고들 얘기한다. 맘 편함의 중심에 명상이 있다. 명상은 어두울 명(冥)에 생각할 상(想)이다. 눈을 감아보면 모든 게 어두워지면서 내면으로 가는 길이 열리고 우리를 침묵과 고요 속에 들어가게 한다. 이를 통해 아집, 번뇌, 에고 등 늘 우리를 괴롭히는 잡념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정신적인 안정과 내적 평화를 찾게 된다. 여러 종교에서 관찰되는 훈련법이며, 현대 심리학자와 뇌 과학자들은 종교인들의 신을 영접하는 체험의 정체로 명상을 지목하고 있다.

명상은 오랜 역사 동안 동양의 종교나 철학에서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원래 명상인 ‘meditation’은 그리스도교 용어였다. 조용히 생각한다는 뜻으로 그리스도교에서 숙고나 묵상기도를 의미하는 단어였다. 이후 그리스도교가 메이지 시대 일본에 전파되고 meditation을 한자어로 번역하면서 冥想 또는 瞑想으로 표기되어졌다. 의미는 마찬가지로 생각(想)을 잠재운다는(冥) 뜻이다.

명상은 동양에서 시작했으나 서양 문화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수행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과학과 결합하여 대중화, 생활화 되어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명상 앱 ‘캄(Calm)’은 미국 명상, 힐링 분야에서 최고의 앱으로 기업 가치가 무려 22억달러(약 2조 5천억대) 규모에 이른다. 이제는 치유 명상으로 큰 부를 창출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미국 MIT대 존 카밧진 박사가 만든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감소)은 명상을 과학과 결합시켜 대중화에 성공한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카밧진 박사는 스스로 한국불교 숭산 스님에게 참선을 배운 제자라 자처한다.

눈을 한국으로 돌려보자. “나를 바꾸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이를 모토로 경북 문경시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명상마을이 요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2022년 4월 개장 이래 11개월간 명상 집중수행 참여인원이 1000명을 넘어섰다. 아울러 일정 기간 수행에 참여하는 집중수행 외 일일 체험자, 법문 참석자 등을 포함하면 세계명상마을을 다녀간 사람이 연인원 3만명에 이른다. 가히 명상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여행도 명상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 많다. ‘바이칼 명상여행’, ‘인도 명상여행’, ‘일본 아이모리 명상여행’ 등.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다. 그만큼 명상이 보편화 되었다. 사람들이 학원이나 카페에 가듯이 명상하러 다닌다. 명상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일상을 완전히 떠나야만 할 수 있는 거라고 알던 시절은 지났다. 밥을 먹고 운동을 하듯 명상도 그렇게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밥을 먹고 그 에너지로 몸을 움직이는 것처럼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는 명상으로 내면의 치유를 통해 더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명상산업은 현재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명상이 자본주의의 첨단 기업에까지 보급 되어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을 가지면서 대중화, 보편화되었다는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면역력이 강하면 어떤 변형 바이러스도 침범하기 어렵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명상은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특효약이 되어가고 있다. 가부좌가 힘들어도 심간(心肝)이 편해지고 정서적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면 명상을 만병통치약으로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