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소비자는 기업에 윤리적·사회적으로 의식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 패션산업에서도 제작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며 비용의 사회화를 하지 않음으로써 패션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윤리적 패션’과 함께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환경·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설계·생산·유통·사용·폐기되는 의류를 의미한다. 환경친화적 설계 및 제조돼야 하는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공정무역과 윤리적 노동, 공급망을 통한 투명성을 추구하며 소비자들이 자신의 구매 결정에 대한 통찰력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지속가능한 패션과 윤리적 패션은 자주 교차하는 개념이지만,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둘 다 패션산업의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지만 각각은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환경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생산 과정에서의 자원 소모를 줄이고, 오염을 최소화하며, 재활용 가능한 또는 재생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고, 제품의 생명주기를 연장하려 노력한다. 이러한 방식은 과도한 소비와 빠른 SPA패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부이기도 하다.

패션 브랜드 아디다스는 비영리 환경 네트워크 단체인 팔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크리에이티브 컬래버레이션으로 환경오염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아디다스와 팔리는 2015년 해양쓰레기로 만든 운동화 울트라 부스트 프로토 타입 제작을 선보였으며, 폐기물을 유용한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동시에 해양오염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천하고 있다.

반면 윤리적 패션은 사람들과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다. 공정한 임금, 적절한 근로조건, 아동노동 및 강제노동의 금지, 생산 과정에서의 차별 금지 등을 포함한다. 윤리적 패션은 패션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더 공정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많은 브랜드가 모델로 삼고자 하는 ‘엠마 왓슨’이 모델이기도 한 ‘피플트리’라는 영국 기업은 윤리적 패션의 선구자 중 하나로,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첫 번째 패션회사다.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데, 제품의 제조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면서 원단 혼방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원단을 혼방하게 되면 가격 절감의 효과는 있지만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부분을 생각해 환경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했다. 제3세계 노동자들에게 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불합리하고 착취되는 부분도 많다. 피플트리는 공정한 임금을 지급해 매출이 늘어나면 생산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도 개선된다.

지속가능한 패션과 윤리적 패션은 환경파괴와 사회적 불공정성을 해결하는 데 상호보완적이며, 함께 적용될 때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많은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은 이 두 가지 방향을 모두 고려해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옷을 제작하려 노력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그들의 구매로 인한 영향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책임감 있는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추세의 일부이기도 하다. 아직 현실적으로 적용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의 패션산업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 이는 모두가 행동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며, 우리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박광규는 누구?

이랜드그룹과 F&F에서 근무한 데 이어 EXR 중국의 임원을 거쳐 NEXO 대표이사를 지냈다. 현재는 서울패션스마트센터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패션산업에 30년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상공인 지원, 청년 인큐베이팅, 패션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Gerson Lehrman Group의 패션 부문 컨설턴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