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어공주’(감독 롭 마샬)가 개봉 2일 차지만 벌써부터 완성도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시끄럽다. 원작인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인지라 실사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그에 따르지 못한 매무새에 실망했다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어공주’는 24일 개봉한 첫날 4만 5,931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를 차지했다. 평일 비수기인 수요일 개봉치고는 나쁘지 않은 오프닝 스코어지만, 이후 이 작품에 대한 실관람객들의 솔직한 혹평들이 쏟아지면서 작품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개봉 하루가 지난 ‘인어공주’의 골든에그지수가 하락한 것만 봐도 작품에 대한 민심을 확인할 수 있다. 25일 오후 1시30분 기준 CGV 홈페이지에 따르면 ‘인어공주’ 골든에그지수는 75%까지 떨어졌다. 기개봉작인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94%),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 (98%), ‘슈퍼마리오 브라더스’(97%)와 비교해서도 바닥에 가까운 성적표이며, 같은 시기 개봉작 ‘아기공룡둘리-얼음별대모험 리마스터링’(99%) 등과 견줘봐도 눈에 띄게 낮은 점수다. 롯데시네마나 메가박스 사이트도 다르지 않다. 롯데시네마 관객평점 8.2점을 기록했고, 메가박스에선 7.2점을 받았다.

실관람객들은 우선 실사화에 대한 실망을 금치 못했다. 한 누리꾼은 “블랙워싱 논란을 넘어 재미 자체가 없음. 차라리 1989년작 애니메이션을 리마스터링해서 극장에 걸지 이런 엉성한 CG 영화는 왜 만듭니까? 자신 없으면 복붙(복사해 붙여넣기)이나 제대로 하든가. 쓸데없이 지루해서 에리얼이 육지에 올라갈 때까지 정확히 1시간 걸립니다. 게다가 세바스찬 노래는 완전 최악!”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한 “플라운더를 노량진 수산시장에 있을법한 물고기로 만들어놓은 게 충격이었다” “디즈니 역사상 가장 최악의 영화 남을 것 같아 디즈니 팬으로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보는 내내 이렇게 몰입 안 되고 욕을 해주고픈 영화는 처음이었다. 디즈니에서는 인정하고 고개 숙여 팬들에게 사죄하고 감독 바꿔 다시 찍어야 한다. 이 영화 한 편으로 디즈니 주가 폭락할 듯” “스스로 물거품이 되길 선택한 디즈니” 등의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졌다.

가성비 CG효과에 대해서도 뿔이 났다. “배경의 미적인 부분도 정말 많이 실망스럽다. 영화에서 전체적으로 비린내가 나는 느낌. 진행도 뚝뚝 끊겨서 지루하다” “마지막 인어들 전부 등장했을 때는 90년대 CG보는 느낌” “다 떠나서 영화가 재미없고 색감이 우중충하다. 화려한 영상미를 원했는데” 등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인어공주’에 대한 호불호 필리버스터급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블랙워싱 논란에 비해 에리얼 역을 맡은 할리 베일리가 꽤 중심을 잘 끌고 갔다는 부류가 있는 반면, 어릴 적 ‘인어공주’ 추억을 앗아가 버렸다며 제작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를 원망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개봉과 동시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인어공주’가 과연 불호평을 불식시키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