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가족들은 황망하기 마련이다. 망인의 삶을 정리하면서, 남은 재산보다 빚이 많을 때에는 남은 이들은 슬픔을 추스르고 상속포기, 한정승인 신고를 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보험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문제될 때가 많다. 문제는 받아야 할 보험금을 안 받는 상황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안 받아야 할 보험금을 받고 난 후 발생한다.

상속은 망인이 사망하는 순간 상속인들에게 발생하고, 상속을 거부하지 않고 단순승인하면, 망인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한다. 즉, 재산도 가져가지만, 빚도 가지고 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남은 재산보다 빚이 많다면 상속인들은 상속포기, 한정승인을 하게 되는데, 상속포기, 한정승인을 하기 전에 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으로 평가된다. 받지 말아야 할 보험금(즉 상속재산으로 평가되는 보험금)을 받아버리면, 이는 단순승인으로 인정되어 상속포기, 한정승인을 해도 이는 모두 인정되지 않고, 빚과 재산 모두 상속된다. 따라서 보험금이,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인지, 아니면 망인의 재산을 상속인들이 상속받게 되는 것인지를 잘 따져 수령여부를 결정해야하는 것이다.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의 경우,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로 하면서, 사망한 경우에 ‘상속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표기하였을 시,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으로 평가되며,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즉, 상속 승인 및 포기에 상관 없이 받아도 된다. 표기를 ‘상속인’이라고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상속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상속인에게 보험금청구권이 발생한,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망 시 나오는 보험금이라고 무조건 받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사망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손해보험이 우연히 사망시점에 지급되는 경우에는 상속재산으로 본다. 자동차사고로 사망한 경우, 사망보험금 외에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이 나오는데, 사망보험금이야 수익자가 상속인으로 지정되어 있으면 이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차량손해에 대한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은 망인에게 나온 것이, 상속되어 상속인들에게 가는 것으로, 이는 상속재산에 속하게 된다.

자동차사고로 피상속인이 사망한 경우에 있어서 자동차보험사에서는 사망보험금 외에도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이 나오게 되는데, 피상속인이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나오는 사망보험금의 경우 보험약관상 그 수익자가 상속인으로 지정이 되어 있다면 이는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볼 수 있어 문제되지 않으나, 차량손해에 대한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은 어디까지나 피상속인에게 나오는 것이므로 상속재산에 속하게 되어 상속포기, 한정승인은 단순승인으로 인정된다. 또한 가해차량이 가입한 보험사에서 나오는 손해배상금은 피해자(피상속인) 자신에게 나오는 배상금으로, 이를 상속인이 받으면 상속재산으로 평가되어 문제가 된다.

보험금이 나오면 우선 받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잘 따져야 한다. 보험금을 청구하고 받는 행위는 망인 재산과 관련하여 상속인들이 적극적으로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단순승인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여질 수 있다. 그래서 법리적인 검토가 부실하면, 나중에 감당하기 힘든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을 검토하고 있다면,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