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르드 캄파나 리가 자신이 선택한 어머니의 나라에서 생애 첫 국제테니스연맹(ITF) 타이틀을 따냈다.

캄파냐 리는 지난 25일 안성 소프트테니스장에서 끝난 ITF 안성국제남자대회(총상금 2만5000달러) 단식 결승에서 신산희(세정시청)를 세트스코어 2-0(7-5 6-4)으로 제압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에 입문한 캄파냐 리의 첫 ITF 대회 우승이다. 지난해 주니어 단식 세계 랭킹 3위를 찍은 기대주인 캄파냐 리는 스페인 국적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였지만, 어머니의 나라 한국의 국적을 택해 모든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스페인도 좋지만 어릴 적부터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뛰는 꿈을 꿔왔다”고 말했다. 국적법상 남자의 경우, 군 문제 때문에 만 18세가 되는 3월까지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데, 캄파냐 리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나는 한국을 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캄파냐 리는 장기인 강한 서브와 포핸드로 경기를 주도했다. 지난주 창원국제남자대회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산희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캄파냐 리는 승부처였던 1세트 게임스코어 5-5에서 상대 게임을 가져오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눈시울이 붉어진 캄파냐 리는 “내가 사랑하는 어머니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첫 ITF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매우 기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머니와 아버지가 한국까지 와서 보살펴 주셨고 응원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부모님께 감사를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코리아, 대한민국의 선수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댜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