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머리’ 허인회(37)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2년 4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고 통산 5승을 달성했다.

허인회는 24일 경북 칠곡 파미힐스CC(파71·7194야드)에서 열린 iM뱅크 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고 9언더파 62타를 치고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 이정환(16언더파 268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트로피와 우승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데뷔 첫 해인 2008년 필로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허인회는 2013년 헤럴드 KYJ 투어 챔피언십, 2015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2021년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이어 올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을 거뒀다.

변진재, 윤상필과 3명 공동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허인회는 첫홀(파4)부터 버디를 낚는 등 전반 9홀까지 4타를 줄였으나 그보다 더 무섭게 버디 행진을 벌인 이정환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아이언맨’ 이정환은 2번홀부터 5홀 연속 버디를 낚은 뒤 9번홀부터 다시 3홀 연속 버디를 잡고 중간합계 16언더파를 기록, 1타차 선두로 올라섰다. 13번홀(파5)에서 8번째 버디를 낚으며 허인회를 2타차로 밀어낼 때까지만 해도 이정환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이때부터 허인회의 무서운 후반 몰아치기가 시작됐다. 11번홀(파4)과 13번홀에서 1타씩 줄여 공동선두로 올라선 허인회는 이후 14, 15번홀 연속 버디를 추가하고 우승을 굳혔다. 이정환이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마친 뒤 허인회가 17번홀(파4) 보기를 더하면서 둘의 간격은 4타 차로 벌어졌다.

2014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장타상을 수상하고, 2018년 인기상을 받은 허인회는 최근에는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호쾌한 샷을 선보였지만 좀처럼 우승컵을 들지 못하다가 마침내 챔피언 클럽에 복귀했다.

18번홀 그린에서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안고 나온 부인과 포옹하며 감격을 나눈 허인회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2년 만에 우승해서 너무 기쁘고, 주위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코어 보드를 안 본척 했는데, 중간에 스코어 보드를 다 봤다. 전반 끝나고 이정환이 1위였는데, 제 골프가 잘 되고 있는 상황이라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며 “첫 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고 느낌이 와서 ‘아,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강한 자신감 속에 플레이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태어난 아들에게는 “아빠 이런 사람이다. 너도 커서 골프를 잘 쳐야 한다”고 큰소리치며 환하게 웃었다.

이성호와 윤상필이 공동 3위(12언더파 272타)를 차지했고, 시즌 4승에 도전한 고군택은 이날 5타를 잃는 바람에 공동 17위(4언더파 280타)로 마쳤다.